제재 공시 2년…직장 새마을금고 이사장 징계 '0건'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일선 금고를 관리·감독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투명한 운영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제재 내역을 공시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직장 새마을금고를 놓곤 '무풍지대'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일선 금고에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도 직장 금고에는 무용지물인 만큼 중앙회 차원의 견제 기능이 떨어진단 지적이다.
31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직장 내 괴롭힘과 내부통제 소홀 등으로 제재를 받은 금고는 총 234곳으로 나타났다. 그중 지역 새마을금고가 232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직장 새마을금고는 단 2곳에 그쳤다. 제재받은 전체 금고의 0.85%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직장 새마을금고는 97곳이다. 전체 금고의 7.64%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 비율로 보면 100곳 중 7~8곳은 직장 금고인 셈이다. 그러나 제재공시 결과를 보면 내부통제 미비와 조직문화 관련 잡음은 지역 금고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일선 금고에서는 직장 새마을금고에서도 내부통제와 관련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도 조직간 갈등 등 개인의 일탈까지 모두 통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앙회가 직장 새마을금고를 적극적으로 제재하거나 견제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지역 금고는 경영이 악화되더라도 인근 금고와의 합병이나 통합 등을 통해 조직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직장 금고는 청산을 결정하면 중앙회가 막을 방법이 없다. 중앙회의 관리·통제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사장 제재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 직장 새마을금고의 이사장과 임원은 해당 기업 임직원이 겸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삼성전자 임직원이 겸직하는 방식이다. 중앙회가 일선 금고에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는 이사장 면직이다. 해임되더라도 본래 업무로 복귀하면 그만인 만큼 제재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직장 금고 이사장이 중앙회 징계를 받은 사례는 관련 공시가 시작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 최근 중앙회 제재를 받은 직장 금고는 충북도청새마을금고다. 지난해 8월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로 직원 1명이 감봉 처분을 받았다. 앞서 대전건축사회새마을금고는 2024년 11월 법인 귀속 공제보조금을 회계처리하지 않고 부당 수취한 사실이 적발돼 직원 2명이 감봉됐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직장 금고가 청산을 결정하고 예치금 반환을 요구하면 중앙회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지역 금고는 통폐합될 경우 이사장이 사실상 생계 수단을 잃지만, 직장 금고는 이사장직을 맡지 않아도 본래 직장이 있는 만큼 중앙회의 제재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 구조다"라고 귀띔했다.
통상 횡령 등 내부통제 사고는 이사장이나 관련 임원도 함께 책임을 진다. 과거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직원이 7년간 5억1000만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이후 해당 직원과 이사장직을 수행하던 김 회장 모두 징계를 받았다. 김 회장이 횡령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지만,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 공동으로 책임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산 규모가 큰 직장 새마을금고일수록 중앙회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고 본다. 수조원대 예치금을 맡긴 금고가 이탈하면 중앙회 유동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직장 금고는 사내대출 비중이 높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자산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고, 임직원 퇴직금까지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자금을 묶어놓을 수 있다. 건전성을 갖춘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269개 새마을금고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새마을금고다. 총자산은 7조2692억원에 달한다.
이어 SK하이닉스새마을금고는 총자산 1조8042억원으로 직장 금고 중 두 번째로 크다. 전국 기준으로도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대형 직장 금고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중앙회는 직장 새마을금고도 지역 금고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관리·감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징계는 사안별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같은 횡령 사건이라도 고의성이나 위법 정도 등에 따라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징계 수위는 중앙회 감사뿐 아니라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만큼 절차적 공정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같은 사건이라도 고의성과 비위 정도에 따라 처분 수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검사 부서와 별도로 외부위원 중심의 제재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상자에게도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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