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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동결 유지하는 오리온·삼양식품, 원가 상승 압박 견디는 비결은?
고유가·환율 직격탄에 내수 기업 진통
반면 삼양식품·오리온 동결 기조 유지
해외 매출 비중·마진 확대로 원가 상승 압박 견뎌


하반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러시 속에서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 82%를 기록한 삼양식품은 국내 가격 인상 대신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로 원가 압박을 견딘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불닭볶음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하반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러시 속에서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 82%를 기록한 삼양식품은 국내 가격 인상 대신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로 원가 압박을 견딘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불닭볶음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하반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양식품과 오리온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 등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한 식품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 조정에 나선 반면, 두 기업은 높은 해외 사업 수익성을 바탕으로 국내 가격을 묶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용기면·스낵·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한다. 세부적으로는 육개장사발면과 신라면컵 등 용기면이 평균 6.0%, 새우깡과 꿀꽈배기 등 스낵류가 평균 5.5% 오른다. 다만 전체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라면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이달 30일부터 햇반과 만두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올린다. 사조대림은 8월 3일부터 참치캔과 장류 등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며, 코카콜라음료도 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7.25% 인상할 계획이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오는 31일부터 빵·케이크 등 76종의 가격을 평균 8.2% 올리되 단팥빵과 소보로빵은 동결했고, 비알코리아의 던킨도 내달 2일부터 도넛 39종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국제 정세 속 지속된 고환율, 고유가 여파로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 급등과 수입 소맥(연초 대비 33% 상승), 대두(20% 상승)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상반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지연시켰던 원가 상승 부담이 경영 효율화의 한계를 넘어서며 품목별 선별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 행진에 동참하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올해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2%에 달하는 만큼 국내 가격 인상보다는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가중될 수 있는 원가 부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가격 조정보다는 생산효율성 증대 및 채널 믹스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증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한 7616억원, 영업이익은 1700억원대 후반으로 전년 대비 40%대 후반 성장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2분기 해외 매출이 전체의 82.5%인 628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2058억원), 중국(1827억원) 등 글로벌 무대에서의 마진 확대로 내수 압박을 자체 흡수할 체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오리온은
오리온은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다년간 다져온 글로벌 현지 조달 구조가 내수 진통을 견디는 동력이라는 평가다. 사진은 오리온 러시아 법인에서 생산·판매 중인 '참붕어빵'. /오리온

오리온 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다년간 구축해 온 독자적인 현지 생산·판매 체제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들이 국내 생산 후 수출하며 물류비와 환율 타격을 직접 받는 것과 달리, 오리온은 해외 법인 중심의 현지 조달 구조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오리온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8961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대 후반으로 관측된다.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69.5%에 달한다. 특히 중국 법인은 매출이 24% 성장한 378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며, 러시아 법인은 현지 원부재료 조달 확대와 코코아 등 원자재 단가 하락이 맞물려 영업이익이 75% 증가한 170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외 외형 성장에도 비용 통제 실패로 가격을 올린 기업도 있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해외 가공식품 매출이 9% 안팎 성장했으나 마케팅 비용 지출과 국내 부진이 겹치며 연결 영업이익이 21.4% 감소한 27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돼 결국 국내 가격을 조정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이익률과 현지 조달 구조에 따라 국내 원가 압박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며 "추가 인상 대신 경영 효율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로 돌파구를 찾은 기업들은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는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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