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군 구성원을 강제추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최소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군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3일 군형법 제92조의7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강제추행죄를 저지른 사람이 군 구성원을 상대로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군 구성원에는 군인과 군무원, 군 학교 생도, 예비역·보충역 등이 포함된다.
청구인들은 해군·육군 장교로 재직하던 중 같은 부대 소속 부사관과 군무원을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기각되자 2023년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들은 군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일률적으로 7년 이상으로 정한 것은 책임과 형벌 사이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인 5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형벌 체계상 균형을 잃어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그러나 헌재는 군 조직의 특수성과 범죄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의 법정형이 입법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관 7명은 "군 조직은 철저히 계급으로 이뤄진 사회이므로 위계질서를 이용해 같은 범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군 조직 내 강제추행치상죄가 발생하는 경우 그 결과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 조직의 기강과 전투력 유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과 위법성이 높은 만큼, 법정형의 하한을 7년 이상 징역으로 정한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무거운 법정형을 정한 것을 두고는 "행위 주체와 객체의 법적 지위 등 구체적 구성요건이 다르고 군의 존립 목적과 조직 특수성 등에 비춰 보호법익과 범죄 죄질도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봤다.
반면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행위 태양에 따라 군 조직의 지휘체계나 기강 유지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폭행·협박 또는 추행의 정도와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징역을 법정형으로 정해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으면 3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이들은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매우 낮아서 처벌의 필요성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와 다름없는 것에서부터 반대로 매우 높은 경우까지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며 "법정형의 폭도 넓혀 법관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그 불법성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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