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주택수·목적 등 따라 보유세 차등' 시사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대통령의 거침없는 공개 발언으로 이번 주 부동산 시장과 금융권은 그야말로 숨죽인 한 주를 보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 토론회에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3배는 올려야 한다며 세제개편 대수술을 예고하고 나섰는데요. 서민층 실거주 주택의 세 부담은 덜어주면서도 다주택자와 투기성 보유에는 칼날을 들이대겠다는 차등 개편안이 전면에 부각된 것입니다. 이에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산정 기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 부동산 시장이 거세게 요동쳤습니다.
대통령발 규제 신호탄은 주식 시장으로도 곧장 이어졌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 주가를 좌우하며 증시 변동성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정조준됐는데요. 투자자 보호 대책의 집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과, 발등에 불이 떨어져 당장 이달 31일로 규제 일정을 앞당긴 금융위원회(금융위) 딜레마를 차례로 짚어봅니다.
◆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대토론회 주재
-이 대통령이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죠?
-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3배는 올려야 한다"며 "지금 3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 정상화했다면 집값이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느 세대에 누가가 당할지 모르지만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고 언젠가는 터진다. 지금이라도 앞으로의 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유세 강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요?
-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개편 방향으로 기준선을 설정한 뒤 차등을 두겠다는 점을 제시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거주용 1주택, 거주용 아닌 1주택, 다주택, 1주택 초고가, 초고가 다주택, 비거주까지 차등 요소가 많은데 기준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통상적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하게 보유 부담을 설정하고 실거주, 서민·중산층, 지방 등은 감면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반대로 호화주택, 다주택, 명백한 투기용의 경우 가중 요소를 두는 등 단계적 차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오는 얘기들이 있나요?
-시장에선 부동산 세수 중 보유세 비중이 낮은 만큼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제개편의 초점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손질로 지속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할 방침이죠.

◆ 보유세 강화하고 거래세 완화 전망
-부동산 시장에선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네. 직접적인 보유세 인상보다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산정 기준이 되는 핵심 지표인데요.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해 산출됩니다. 올해 현실화율은 69%로 4년째 동결입니다. 2023년 이후로 같았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정부의 세법 개정에 따라 인상될 여지가 있는 것이죠.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얘기도 있던데요?
네. 만약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까지 맞물린다면 세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보유세의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2022년부터 60%로 동결입니다. 이를 80% 안팎으로 높이면 세율을 그대로 둬도 실제 세 부담은 늘어나게 되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도 가능성도 거론되죠?
-네 그렇습니다. 종부세의 경우 부과 기준을 현행 주택 수에서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나옵니다. 현재는 가액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다주택자일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양도세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장특공제는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3년 이상 보유 및 2년 이상 거주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유(40%)와 거주(40%)를 합해 최대 80%까지 공제 혜택이 주어지는데요. 이에 거주공제를 높이고 보유 공제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해 전문가들 의견은요?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에 동의하면서도 과세 형평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보유세를 양도세에서 감액하면 양도차익이 많은 사람, 보유세를 많이 내는 사람들이 혜택을 봐 과세 형평성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현재 1주택자에 한해서는 종부세를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데 실거주자에게만 혜택을 주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을 수 없다"며 "종부세는 실거주, 비거주 구분 없이 보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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