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재정 현실 공개…"광양의 미래 위해 지금 체질 바꿔야"

[더팩트 l 광양=김영신 기자] 박성현 광양시장이 "뼈를 깍는 다이어트로 현재 650억 원의 재정 적자를 올해 연말까지 100억 원으로 줄이겠다"면서 광양시 재정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박성현 시장은 15일 금호동 백운아트홀에서 열린 '민선9기 광양대전환 미래비전과 비상경제 시민보고회'에 참석한 800여 명의 시민 앞에서 현재 광양시가 처한 재정 현실을 가감 없이 공개하고, 대규모 재정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 의지를 밝혔다.
이날 보고회는 민선9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시민 대상 시정 보고 자리로, 박 시장은 광양시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박 시장은 "미래는 현실을 정확하게 알아야 만들 수 있다. 저 역시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정확한 수치와 상황은 취임 후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실을 알아야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방향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일반 행정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주식회사 광양시'를 만들고 싶다"면서 "주주는 시민이고 공직자는 사원이다. 저는 사원의 대표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이 맡겨주신 세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광양의 현실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시장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광양시가 직면한 재정 위기였다.
올해 초 편성된 광양시 예산은 세입과 세출이 각각 9824억 원으로 균형을 이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상황은 악화됐다. 세입 결손 335억 원, 필수경비 미반영 236억 원이 발생했고, 여기에 국비 매칭사업 955억 원까지 더해지면서 총 1526억 원 규모의 재정 부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국비 매칭사업을 제외한 순수 재정 적자는 650억 원에 달한다.
박 시장은 "예산을 편성한 지 6개월 만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지방자치단체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민선9기 취임 후 시장실에 앉는 순간부터 제가 마주한 현실은 갚아야 할 1526억 원의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국비 확보 방식에 대해서도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국비를 많이 따오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비사업은 시비를 함께 부담하는 매칭사업"이라며 "우리 시 재정 여건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은 앞으로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이날 가장 강조한 해법은 '뼈를 깎는 다이어트'를 통한 재정 회복이었다.
그는 "지금 광양은 반드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비상경제 상황"이라며 "부서별 경상경비 10% 절감, 축제와 행사성 예산 조정, 공정률 50% 미만 사업과 미발주 시설사업의 중지·보류, 이월 및 불용 예산 최소화 등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대형 재난에 대비해 마련해 둔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사실상 바닥난 상태이고, 팔 수 있는 땅도 거의 없다"며 "하지만 반드시 해내겠다. 올해 연말까지 뼈를 깎는 다이어트로 550억 원을 회복하고, 남은 100억 원도 해결 방안을 찾아 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광양은 부자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대로 가면 빚쟁이 도시라는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며 "우리 아이들과 다음 세대에게 빚을 남겨줘서는 안 된다. 반드시 체질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들의 동참도 호소했다.
그는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정기부 활성화, 광양사랑상품권 확대, 지역 소비 촉진, 예산 낭비 신고 활성화 등을 제안하며 "공직자가 먼저 솔선수범하겠다.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도 광양을 살리는 데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영업맨이 되어 출향 인사를 직접 찾아다니고 기업 유치를 위해 뛰겠다. 필요하다면 무릎을 꿇어서라도 광양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650억 원 규모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재편과 신규 세원 발굴을 통해 재정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행정 대전환, 경제 대전환, 산업 대전환, AI 첨단도시 조성을 통해 기업이 모이고 사람이 머무는 미래도시 광양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박 시장은 특히 "기업이 오지 않는 이유는 행정이 느리기 때문"이라며 "인허가 시스템을 혁신하고 AI 기반 행정으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철강과 항만을 미래 에너지 산업으로 확장하고 K-컨테이너 생산기지 구축, 반도체 관련 산업 유치, 농업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이날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보고회에서는 여러 차례 박수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이 "광양은 새롭게, 시민은 이롭게, 위대한 광양"을 함께 외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광양이 처한 재정 현실을 숨김없이 설명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시민과 공유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 의지를 보여준 점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한 시민은 "시정 비전과 미래 성장 전략을 들으며 지속가능한 광양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었다"면서 "시민 모두가 광양의 미래를 책임지는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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