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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한 자작극'이 소환한 딜레마…공개하면 선거개입, 숨기면 투표권 침해
경찰, 선거 보름 전 자백 확보하고도 비공개
"유권자 판단 왜곡" vs "피의사실공표 논란"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을 계기로 수사기관이 선거를 앞두고 수사 중인 후보자의 범죄 혐의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개혁신당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을 계기로 수사기관이 선거를 앞두고 수사 중인 후보자의 범죄 혐의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개혁신당

[더팩트ㅣ국회=김시형·이하린 기자]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을 계기로 수사기관이 선거를 앞두고 수사 중인 후보자의 범죄 혐의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경찰이 선거 보름 전 정 전 후보의 자백을 확보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반면, 수사기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피의사실을 공개할 경우 선거 개입과 피의사실공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을 둘러싼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이 자작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정이한은 국민의힘에서 보좌진으로 일했던 사람"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에서 누가 공작해서 이 일이 생겼는지 알고 불나방들이 설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누가 정이한에게 접근해서 그에게 이상한 마음을 품게 했는지 몰라서 말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물타기를 넘어 물귀신 작전으로 국민의힘을 끌어들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단일화 협상과 정이한의 테러 자작극이 대체 무슨 관련인가"라며 "이준석 대표가 물타기를 하려는 내용이 겨우 이것이냐"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주진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단일화 협상과 정이한의 테러 자작극이 대체 무슨 관련인가"라며 "이준석 대표가 물타기를 하려는 내용이 겨우 이것이냐"고 비판했다./ 배정한 기자

이번 사건은 양당 간 책임 공방을 넘어 선거를 앞둔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경찰이 선거 약 보름 전 정 전 후보의 자백을 확보하고도 이를 선거 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주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당 경찰 지휘라인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범죄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했고, 보수표 분열을 통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직선거법이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경찰로서도 선거를 앞두고 사건을 공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또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와 무죄추정 원칙도 고려 대상이다. 자백만을 근거로 선거 직전 사건을 공개했다가 이후 수사 결과나 재판에서 사실관계가 달라질 경우 수사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개하면 선거 개입 논란, 공개하지 않으면 유권자의 알권리와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딜레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기간 발생한 중대 형사사건의 공표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일률적인 법으로 정할 경우 선거 직전 특정 시점을 노린 범죄나 정치적 목적의 수사 시기 조절 논란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통화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키려는 의도가 인정돼야 하는데,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 경찰의 형사책임까지 인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관계자도 "선거 기간 발생한 사안에 대해 경찰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거 개입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과거에도 검찰이 조사하면 '선거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반복됐던 만큼, 수사기관 역시 균형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rocker@tf.co.kr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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