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금융위 협조 부족, 대통령 모르는 듯"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 참석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당히 섭섭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14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시청에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3개 분야 8대 정책과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10분 범위 내에서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건의 내용을 최대한 요약해 설명하고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고해달라고 말씀드릴 생각이었다"며 "보고서만 전달되고 앞서 말씀드릴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인식과 상반되는 내용에 대해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서울시장에 취임한 제가 말씀드릴 적격자라고 생각한다"며 "적격자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오늘 국무회의에 임했으나 기회를 가지지 못해 유감"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가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도 자유롭게 제시되는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회의는 갑론을박이 있어야 하는 자리"라며 "다소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껴지는 분석 내용과 건의 내용이지만 현장에서 최대한 거부감 없게 잘 전달드리고 싶었던 게 제 생각이었다. 의도가 관철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데 '패싱' 의도가 있었는지를 두고는 "굳이 고의적인 뜻이 있었다고 보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서울시와 관련된 현안에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경우 앞으로도 국무회의 참석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 서울시 관계자를 참여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서울의 재개발·재건축이 늦어지는 원인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의 협조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서울시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늦어지는 이유를 보고서에 담아달라고 주문한 것을 언급하며 "서울시는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위와 같은 대출을 책임지고 있거나 정책 디테일을 챙겨야 하는 국토부의 협조가 미비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전혀 모른다는 뜻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국토부에 10차례가 넘는 건의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자료로도 제출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대통령께서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제출한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간략하고 완곡하게 담겼다며 정부 부처와의 협의 경위, 주택 공급 지연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추가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주택 공급이 지연된 원인으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재건축·재개발 사업 해제 등을 꼽았다.
오 시장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다수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해제되거나 취소된 것"이라며 "당시 결정이 5년, 10년 뒤인 현재의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에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3개 분야 8대 정책과제'를 공식 건의했다.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 여건을 개선하고 민간임대사업자의 기능을 회복하는 한편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뼈대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문제를 두고 "한 말씀 드려도 되겠느냐"며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부터 예정된 부처별 국민 대토론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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