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보호실 절반은 창문 없어
복지부에 시설 개선 로드맵 수립 권고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정신병동 10곳 중 8곳은 채광과 환기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 보건복지부에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를 권고했다.
13일 인권위가 지난해 실시한 '정신의료기관의 인권친화적 치료 시설·환경 구현을 위한 모델 개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신병동 111곳 중 채광과 환기에 취약한 '중복도형' 구조 병동이 83.6%였다. 특히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마련된 보호실 중 55.4%는 창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국내 정신병동은 고밀도·저면적·다인실 위주의 설계로 환자의 사생활과 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는 환자 1인당 입원실 면적기준과 병상 간 이격거리, 보호실 설치 개수만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병원은 병실문에 자동잠금장치를 설치해 환자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화장실 소변기 위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사생활을 침해한 사례까지 발견됐다"며 "운동 공간이 전혀 없어 1년 내내 실내에서만 생활하거나 이동형 변기를 보호실 안에 두고 밥을 먹고 잠을 자게 하는 등 비위생적이고 굴욕적인 처우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의료기관은 환자의 존엄과 회복이 최우선인 공간이어야 한다"며 "적절한 환경을 갖추지 못한 채 장기 입원시키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비인도적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에 보호실 규격 및 설비, 병실 채광, 환기 등 정신의료기관의 물리적 환경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차원의 정신의료기관 시설 환경 개선 로드맵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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