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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 총재, 금리 인상에 '쐐기'…관건은 '추가 인상 속도'
16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2.50→2.75% 인상 유력
소비자물가 3.2%·환율 1500원대…연준도 일부 인상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신 총재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신 총재는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대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와 성장, 환율 등 주요 통화정책 변수를 들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인상 여부에서 인상폭과 이후 긴축 속도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조정한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 2023년 1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의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29일 2.75%에서 2.50%로 낮아진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신 총재는 전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통위를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총재가 국회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공식화하면서 7월 인상 전망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하지 못한 대외 충격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동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 신호는 지난 5월 금통위에서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2.75%로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 총재도 물가와 성장, 환율 등을 종합하면 통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향후 판단 과제를 ‘언제 올릴지, 얼마나 빨리 올릴지, 어디까지 올릴지’로 제시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돈 점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중동 사태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교통 물가는 11.1% 뛰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파급될 경우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높였다. 국제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비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하고,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1%에서 2.4%로 상향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경기 여력도 이전보다 커졌다.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대폭 높였다. 경기 부진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할 필요성이 약해진 반면, 물가 상승을 방치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은 커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도 금통위의 결정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미국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150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론이 등장한 점도 한국은행의 정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는 물가 안정과 관련한 상방 위험이 여전히 높은 반면 고용 둔화 위험은 다소 완화됐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요 등이 물가 압력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준은 최종적으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다만 일부 위원이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기존 성명에 담겼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도 삭제하면서 추가 인하 기대는 약화됐다. 향후 물가 흐름에 따라 금리 동결이 장기화하거나 추가 인상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금리차는 0.75~1.00%포인트로, 0.50%포인트 인상하면 0.50~0.75%포인트로 좁혀진다.

한국은행이 한미 금리차 축소 자체를 통화정책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연준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거나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흐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금리차 축소는 원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 원화 약세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환율이 안정되면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우선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리는 0.25%포인트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인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들도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고, 통상적인 조정 폭을 유지하면서 향후 물가와 환율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정책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 반도체와 비반도체 업종 간 경기 격차 등을 고려하면 0.50%포인트 인상의 충격이 지나치게 클 수 있어서다.

대신 시장의 관심은 7월 인상 이후 한국은행이 얼마나 빠르게 추가 인상에 나설지에 쏠리고 있다. 7월에 0.25%포인트를 올린 뒤 8월에도 연속 인상할지, 한 차례 금리를 동결한 뒤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지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 수준과 시장금리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두 차례 인상을 거쳐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도달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오히려 동결할 경우 시장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번에 0.50%포인트를 올리기보다는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되, 필요할 경우 연속 인상을 통해 긴축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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