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탓에 수익성 악화…하반기 흥행 절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폴더블(접었다 펴는)폰 신작을 조만간 공개한다. 여러 변수 속 어깨가 무거워진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위주의 제품 흥행을 통한 수익성 방어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을 열고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를 공개한다. 이번 언팩의 부제는 'A New Shape Unfolds(새로운 형태가 펼쳐지다)'로, 새로운 폴더블폰 라인업이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예상 라인업은 '갤럭시Z폴드8'과 '갤럭시Z폴드8울트라', '갤럭시Z플립8' 등 3종이다.
'갤럭시Z폴드8'은 공개 이전 '와이드폴드'로 불린 추가 라인업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배포한 언팩 초대장에 세로가 긴 티켓의 윗면 바코드를 뜯어내 더 넓고 평평하게 만드는 이미지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기존 폴더블 대비 가로 비율이 더 긴 와이드형 '갤럭시Z폴드8'이 이번 언팩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Z폴드8'은 4대 3 화면 비율을 갖춰 기기를 회전하지 않아도 문서 작업, 영상 시청, 멀티태스킹 등에 용이할 전망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Z폴드8울트라'는 기존 폴드 라인업의 외형을 계승한다. 강력한 스펙을 갖춰 다양한 인공지능(AI)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램셸(조개껍데기) 폼팩터인 '갤럭시Z플립8' 역시 여러 개인화 AI 기능을 지원하고, 휴대성·디자인이 강점일 것으로 관측된다. 노태문 사장은 이번 갤럭시 언팩의 방향성에 대해 "가장 중요한 AI는 가장 똑똑한 AI가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아는 AI"라며 "언팩에서는 더 개인적이고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보여드리려 한다. 누가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꿔내는가에 대한 답을 열겠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오는 9월 '폴더블아이폰'을 공개하며 폴더블폰 시장에 첫 진입하는 만큼, 이번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제품들은 애플의 공세를 무력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가 향후 폴더블 지형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완제품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노태문 사장의 현재 머릿속은 다소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TV·가전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함께 핵심 축을 이뤘던 스마트폰 사업의 입지를 지켜낼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DX 부문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의 전사 실적 달성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유례없는 실적(잠정치)을 달성했는데,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의 영업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올해 2분기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MX·네트워크(NW) 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아래로 점쳐지고 있다. 영업이익 3조1000억원의 1년 전과 비교하면 씁쓸한 수치다. 일부 증권사는 MX·NW 사업부의 2분기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칩플레이션(반도체를 뜻하는 칩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가격 상승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반도체 사업은 흥하고 있지만, 반대로 모바일 사업은 극심한 제조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원자재 가격은 본 적이 없다.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며 "안타깝게도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노태문 사장의 이번 하반기 최대 과제는 수익성 방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칩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 사장이 탁월한 판매 전략으로 제품 흥행에 성공, 폴더블폰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묘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MX·NW 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본격화하며 큰 폭의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엔 판가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 믹스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ock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