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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양종희 연임 시험대…은행·보험·카드 출신 '차기 리더' 맞대결
회추위, 차기 회장 후보 6인 확정…8월 말 3인 압축·9월 최종 후보 선정
연임 유력 양종희 속 은행·카드·보험 전문가 총출동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에서 열린 '벤처투차 활성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및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에서 열린 '벤처투차 활성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및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내부 4명과 외부 2명 등 총 6명의 후보군을 확정하면서 양종희 회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차기 리더십 경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끈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이번 인선이 단순한 연임 심사를 넘어 KB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후보군은 은행과 보험, 카드, 그룹 전략 등 서로 다른 경영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 경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은행 영업 전문가와 보험업 경험을 갖춘 경영인, 카드와 디지털 전략을 이끈 CEO가 한 무대에서 경쟁하는 만큼 회추위가 어떤 역량에 높은 점수를 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추위는 지난 3일 양종희 회장, 이재근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내부 후보 4명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익명을 요청한 외부 후보 1명 등 총 6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회추위는 오는 8월 27일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 뒤 9월 11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후보 검증과 평가과정을 통해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부합하는 최고의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앞선 후보로 평가받는 인물은 양종희 회장이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와 KB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3년 11월 회장에 취임했다. 보험 계열사와 지주를 모두 경험한 만큼 그룹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이후에는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5조84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 은행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더팩트 DB
(왼쪽부터)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 은행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더팩트 DB

이재근 부문장은 대표적인 '은행 영업통'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한 뒤 현재는 글로벌·WM·SME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리테일과 기업금융, 자산관리, 글로벌 사업을 두루 경험하면서 고객 영업과 현장 조직 운영에 강점을 쌓았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이 중요한 시기에 가장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진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금융지주 회장에게 요구되는 비은행 계열사 경영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향후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창권 부문장은 이번 후보군 가운데 가장 '전략통'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낸 뒤 현재 미래전략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디지털 전환, AI 활용, 신성장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카드사 CEO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금융과 플랫폼 사업을 직접 이끌었고, 지주에서는 그룹 전체의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금융권에서는 생성형 AI와 플랫폼 경쟁이 금융산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만큼 전략과 디지털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은행과 보험을 모두 경험한 것이 특징이다.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거쳐 올해 KB국민은행장을 맡으며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보험과 은행 경영을 모두 경험한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와 그룹 차원의 사업 이해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국민은행은 그룹 실적의 핵심 축인 만큼 은행장으로서의 성과와 조직 운영 능력이 향후 회장 후보 평가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외부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대형 시중은행장을 지낸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장기간 내부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만큼 이번에도 내부 후보 중심의 경쟁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이 단순히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넘어 KB금융이 앞으로 어떤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둘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중심 성장에 한계가 커지는 가운데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AI 기반 업무 혁신, 글로벌 사업 확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 등이 금융지주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들의 경력을 보면 은행 영업 전문가, 보험 출신 CEO, 카드와 디지털 전략 전문가 등 각자의 색깔이 분명하다"며 "회추위가 어떤 경험과 역량을 차기 KB금융의 성장 전략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느냐가 이번 인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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