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전남광주시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수사팀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돼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은 긴급체포됐다.
광주경찰청은 6일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수사전담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 일부를 확인했으며, 이날 오전 7시 11분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광산경찰서 수사팀장을 긴급체포했다.
긴급체포된 수사팀장은 지난 5월 5일 사건 직후 장 씨의 범행 차량인 SUV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수사팀장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팀원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뿐 아니라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장 씨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성범죄 목적 범행을 규명할 수 있는 주요 증거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논란에서 출발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현직 경찰관인 장 씨의 아버지에게 장 씨의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가 전달됐고, 이후 원룸에 있던 성인용품인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이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리얼돌에는 흉기 훼손 흔적이 있었고, 검찰은 이를 장 씨의 성범죄 목적 살해 혐의를 뒷받침하는 주요 정황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은 원룸 압수수색 당시 리얼돌을 사진과 영상으로만 기록하고 실물은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 아버지는 이후 원룸에 들어가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장 씨 아버지의 물품 폐기 정황을 확인했지만, 형법상 친족 간 특례 규정에 따라 증거인멸 혐의로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
범행 차량 처리 과정도 논란이 됐다.
경찰은 장 씨 긴급체포 직후 범행에 사용된 SUV를 수색했지만 차량 자체는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은 범행 다음 날 현직 경찰관인 장 씨 아버지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이 차량을 추가 압수수색한 결과 트렁크 수거함에서 장 씨가 과거 사용했던 블랙박스 SD카드가 발견됐다.
해당 저장장치에는 장 씨가 과거 성범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 음성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원룸과 차량에 대한 수색·감식이 끝난 뒤 차량과 소지품을 가족에게 돌려준 것으로, 일반적인 피의자 소지품 반환 절차에 따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 송부 지연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찰은 리얼돌에서 장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감식 결과를 송치 이후 회신받고도 곧바로 검찰에 추가 송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산 기록 전송 과정에서 실무상 착오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장 씨 혐의를 살인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바꿔 기소했다.
검찰은 리얼돌 훼손 흔적과 차량 문을 열어 피해자에게 접근한 정황, 과거 성범죄 수법과의 유사성 등을 종합해 장 씨에게 성범죄 목적 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장 씨는 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시 광산구 한 고등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10대 여학생에게 성폭행 목적으로 접근해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남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 5월 3일에는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을 감금·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지역아동센터 학생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장 씨는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했지만 성범죄 목적 범행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지난 3일부터 광산경찰서와 장 씨 아버지가 소속된 광주 서부경찰서, 광주경찰청 지휘 체계까지 감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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