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핵심 역량으로 '생각·적응·공감하는 힘' 제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앞으로는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인재림(人材林)·문우림(文友林) 장학생들과 대화하며 이같이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미래 인재의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대화 내용은 1일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최종현학술원이 공동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프로페썰'에서 공개됐다. 이번 대담은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미래 세대가 갖춰야 할 역량과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인간 고유의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AI가 가져올 사회 변화와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 미래를 준비하는 사고방식 등을 주제로 장학생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AI가 지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통해 방향을 제시하는 사고력이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은 AI 혁명이 과거 산업 혁명과 본질적으로 다른 근거로 '지능의 생산'을 꼽았다.
그는 "과거의 기술 혁명이 인간의 노동력이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를 만들어냈다면, AI는 인간의 지능을 보완하고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AI가 곧바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최 회장은 "현재 AI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며 "앞으로 인간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훈련시키고 함께 일하는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공존하는 시대에는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뿐 아니라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고 이끌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은 AI 시대 인간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생각하는 힘', '적응하는 힘', '공감하는 힘' 등을 제시했다.
그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AI가 훨씬 잘할 수 있다"며 "하지만 왜 이것을 연구해야 하는지,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적응하는 근육'도 중요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시도들이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라고 전했다.

'공감하는 힘'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들여 문제를 해결하려 행동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공감은 단순히 따뜻한 마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움직이게 만드는 힘으로, 앞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학생들은 해당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최 회장은 '경험'을 가장 중요한 성장의 원천으로 꼽았다.
그는 "생각과 공감의 근육은 많은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다"며 "직접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는 만큼, 다른 사람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대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채 질문하면 깊이 있는 답을 얻을 수 없다"며 "교수든 선배든 창업가든 그 사람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질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 'SK하이닉스'가 거론되기도 했다. 장학생들은 SK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굵직한 경영 판단을 가능하게 한 힘이 무엇인지 질문했다.
이에 최 회장은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당시에도 하이닉스 대신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었고, 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필요한 것은 '나는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가'를 스스로 묻는 생각의 힘"이라며 "반도체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고,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인재 육성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0여년 동안 재단은 세계적 학문 인재를 길러왔지만 이제는 인재의 정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다시 고민하고, 그런 인재를 직접 길러내기 위해 인재림·문우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재림은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청년들이 서로 연결돼 함께 성장하는 '인재의 숲'을 지향한다. 참가자들은 강연과 토론,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학문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며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운다.
문우림은 '학문으로써 사귄 벗들의 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역사와 문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인문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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