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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50원 돌파…외국인 자금 이탈 여파 긴장감↑
외국인 9거래일 연속 순매도·해외투자 확대…달러 수요 증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DB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DB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과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맞물린 영향이다.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와 달리 실제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의 양이 충분이 않다는 지적도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559.0원까지 상승하며 1560원선에 바짝 다가섰고,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줄였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1550원 중반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5일 기록한 156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론 국내 증시에서 이어지는 외국인 매도세가 손꼽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만7029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지난달 29일에는 7만7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매도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이 국내 자산을 처분한 뒤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내 달러 수요가 확대됐고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대외 여건도 원화에 비우호적이다. 미국의 5월 JOLTS 구인건수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평가가 확산했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유지한 이유다. 실제로 달러인덱스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원화 약세를 단순한 글로벌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 규모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갖춘 대만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선명하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의 환율 흐름이 엇갈리는 이유를 놓고 외환 수급이라고 지목한다. 반도체 중심 수출 구조와 고령화 등 경제 여건이 비슷하지만, 외환시장에 실제 남는 달러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최근 4개 분기 기준 한국은 1779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 유출이 상당 부분 이를 상쇄했다.

반면 대만은 외환 순공급 규모가 한국보다 높고 외환보유액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엔화 약세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서로 맞서는 구도다"라며 "당분간 외환시장 수급이 환율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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