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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상여금에 실적 따로 주가 따로"…영원무역 부녀 경영 '도마 위'
영원무역 PBR, 2014년 2.4배서 2026년 0.8배로
회사 역성장일 때 성래은 부회장 상여금 5배↑


국내 행동주의 펀드 쿼드자산운용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저평가된 영원무역에 주주환원을 확대해 달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사진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의 모습. /영원무역·더팩트 DB
국내 행동주의 펀드 쿼드자산운용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저평가된 영원무역에 주주환원을 확대해 달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사진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의 모습. /영원무역·더팩트 DB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행동주의 펀드 쿼드자산운용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저평가된 영원무역에 주주환원을 확대해 달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영원무역은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 오너 일가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함께 회사를 이끄는 '부녀 경영' 체제다.

쿼드운용은 영원무역의 일관성 없는 경영진 보수 산정 방식을 지적하고, 성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자회사들과 비합리적 내부거래를 꼬집으며 전반적인 경영 쇄신을 촉구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쿼드운용은 최근 영원무역에 이 같은 내용의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영원무역은 아크테릭스와 노스페이스 등 전 세계 40여개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글로벌 아웃도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다.

쿼드운용은 펀더멘털 기업분석과 장기투자 기반의 자산운용사로, 영원무역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1.7%를 보유했다. 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총주주환원율 70% 확대 △불합리한 내부거래 제거 △합리적인 경영진 보상 체계 구축 등 세 가지다.

쿼드운용은 영원무역이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에도 기업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영원무역의 연결 기준 연 매출은 2015년 1조5849억원에서 2025년 4조636억원으로 156.4%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968억원에서 5144억원으로 161.4% 상승하며 12%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행했다. 2014년 2.4배에 달했던 PBR은 2026년 0.8배로 떨어졌다. PBR이 1배보다 낮다는 것은 주가가 회사를 당장 청산했을 때의 장부상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어 있음을 뜻한다.

쿼드운용은 영원무역이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 1조1000억원을 보유했으며, 금융자산과 투자부동산을 포함한 유휴 자산이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원무역 시가총액(1일 종가 기준 3조2879억원)의 각각 36%, 48%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영원무역의 지난 10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12.9% 수준으로, 쿼드운용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비해 배당을 낮게 집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쿼드운용은 공개서한에서 "영원무역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단행한 1582억원 규모의 '스캇(Scott·자전거 사업부)' 투자를 끝으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영업현금흐름을 사내에 유보해 왔다"며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한 채 보유 현금과 금융자산, 투자부동산만 계속 늘리며 자기자본이익률(ROE)만 깎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래은 부회장의 연봉도 영원무역이 역성장에 처하던 2022년 15억7000만원에서 2024년 62억75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영원무역의 일관성 없는 경영진 보수 산정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영원무역
성래은 부회장의 연봉도 영원무역이 역성장에 처하던 2022년 15억7000만원에서 2024년 62억75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영원무역의 일관성 없는 경영진 보수 산정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영원무역

◆ 회사 역성장일 때 성래은 부회장 연봉은 4배 뛰어

영원무역과 자회사들의 불합리한 내부거래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1분기 방글라데시 소재 시스템 통합(SI) 기업인 'TVL(Tekvision(BD) Limited)'을 성래은 부회장과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에 매각했다. 매각을 기점으로 TVL의 실적은 급증했다. 쿼드운용은 TVL의 지난해 연 매출 96억원 중 95억원이 영원무역과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TVL의 지분은 성 부회장이 49%, 영원무역홀딩스가 51%를 갖고 있다.

아울러 영원무역은 '옥상옥' 지배구조로 부녀 경영의 불투명성마저 자아내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와이엠에스에이(YMSA)의 손자회사로, 자회사 간 내부거래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YMSA→영원무역홀딩스(29.39%)→영원무역(50.52%)'으로 연결된다. YMSA는 성래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 회사다.

이를 근거로 쿼드운용은 영원무역이 자회사와 투자부동산, 원부자재 거래 등을 활용해 최대주주와 내부거래를 지속해 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본업인 의류 OEM 사업과 관련이 없는 투자부동산 매입이나 계열사 간 거래 구조 등이 일반주주보다는 오너 일가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례로 영원무역은 지난 2010년 9월 대구 만촌역 인근 부동산을 57억원에 매입했는데, 이를 2012년 9월 YMSA에 매각했다. 이후 건물 신축에 나선 YMSA는 2023년 5월 해당 부동산을 영원무역에 587억원을 받고 되팔았다. 결과적으로 YMSA는 자회사와 부동산 주고받기 거래를 통해 315억원의 개발·처분 이익을 챙기게 됐다.

영원무역 이사회도 부녀 경영 최정점을 보여준다. 이사회 사내이사 3명 중 2명이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으로, 오너 일가의 일관성 없는 고액 연봉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영원무역은 지난 2022년 3조9110억원에 달했던 연 매출이 2024년 3조5178억원으로 줄어들며, 2년간 역성장을 그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8230억원에서 3156억원으로, 61.7% 급감했다.

그러나 회사가 역성장에 처한 기간 동안 성래은 부회장의 연봉은 2022년 15억7000만원에서 2024년 62억75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폭등했다.

쿼드운용은 사내 규정에 맞게 임원 보수를 지급했다는 영원무역의 해명과 달리, '임원상여금지급규정'의 산정기준 자체가 실적에 따라 오너에 유리하게 변경됐다고 의심한다. 호실적을 거둔 2022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준으로 잡았으나, 역성장한 2023년에는 실적이 저조했던 '2020년 대비 신장률'을 비교 기준으로 삼아 상여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실제 성 부회장의 상여금은 4억7000만원에서 27억4500만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영원무역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보수 한도를 기존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영원무역은 보수 한도 인상 배경으로 성과 측정 기준을 다시 '전년 대비' 실적으로 잡아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영원무역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5.5% 증가한 4조63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쿼드운용은 영원무역이 경영 쇄신에 나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면, 현재 PBR 0.8배를 2.3배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원무역을 상대로 이달 31일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영원무역의 소액주주는 올해 1분기 기준 1만42명으로, 이들의 지분율은 27.41% 정도다.

영원무역 측은 공개서한 관련해 "해당 서한을 신중하게 검토해 대응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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