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점거하고 버스 탑승 시도…시민들 불편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벌였다. 출근길 교통 혼잡이 빚어지면서 곳곳에서는 시민들과 크고 작은 충돌도 있었다.
전장연 활동가 40여명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여운형활동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자', '이동편의법 20년. 저상버스 보급 절반 미만. 이제는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으로'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제정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휠체어를 탄 활동가 10여명은 버스 탑승도 시도했다. 다만 버스가 문을 열지 않거나 무정차하려 하자 "버스가 돌아간다. 차별 버스"라며 도로 위를 점거하고 버스를 막아섰다. 이들은 만원 버스 출입문을 두드리며 "버스 타겠다. 태워달라"고 요구했다. 한 활동가는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주저 앉아 "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활동가들은 멈춰 선 160번 버스 앞 유리창과 범퍼에 '교통약자의 이동은 편의가 아니라 권리'. '22대 국회 1호 법안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제정하라'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 7개도 붙였다.

이날 시위에 버스정류장은 출근하는 시민들과 경찰까지 뒤섞여 혼잡했다. 곳곳에선 크고 작은 충돌도 벌어졌다. 활동가가 140번 버스를 탑승하자 버스에 타고 있던 40대 남성은 "뭐하는 거야. 이 양반아. 정신차려"라고 고함쳤다. 30대 여성은 출입문에 얼굴을 내민 뒤 "출근 좀 하자"고 고성을 질렀다.
시위를 지켜보던 50대 남성은 "아이씨"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또 다른 50대 남성은 손을 앞으로 모으고 "지나갈게요"라고 소리쳤다. 60대 여성은 "병원에 가야 한다. 이 버스 하나밖에 없는데, 이미 늦어서 안 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40대 여성은 정류장을 지나치려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 세운 뒤 겨우 탑승했다.
일부 활동가들이 버스에 탑승하자 결국 하차한 뒤 다른 버스에 타는 시민들도 있었다.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오전 8시48분께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구호를 제창하는 등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버스 운행을 방해하고 교통을 방해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지금부로 채증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경찰에 연행되거나 체포된 이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장연은 지난 3월과 지난달 2일에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버스 시위를 벌였다. 전장연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출근길 버스 탑승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버스 탑승 정기 시위는 지난 2004년 이후 22년 만이다. 오는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는 지난 1월 중단했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도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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