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모두 딜 성사라는 대전제에 이견 없어"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최근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SK실트론 매각 '재검토설'은 시장의 착시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SK와 두산의 협상 테이블은 닫힌 것이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에 따른 것으로, 양사는 한층 치열한 막바지 셈법에 돌입했다.
30일 IB업계에 따르면, SK와 두산은 SK실트론 매각을 위한 최종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다. 일부 일정 지연을 두고 불발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는 매각 철회가 아닌 달라진 펀더멘털을 거래 구조에 반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가장 강력한 변수는 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쏘아 올린 반도체 업황의 V자 반등이다.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요 폭발로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산업의 미래 잉여현금흐름(FCF) 추정치가 급격히 우상향하고 있다.
글로벌 동종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객관적인 지표로 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 등 멀티플은 팽창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 측은 기존에 산정된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거래를 무효로 하는 '원점 회귀'가 아니라, 높아진 몸값을 거래 조건에 어떻게 정교하게 녹여낼 것인가를 다루는 '파인 튜닝(Fine-tuning)' 단계"라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딜 성사라는 대전제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매각 성사 여부'가 아닌 '최종 프리미엄의 규모'로 이동하고 있다. 양측이 반도체 업황의 미래 가치 반영분과 거래 구조의 접점을 찾는 순간 매각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SK그룹은 리밴런싱(사업 재편)과 자산 유동화를 위해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했다. SK그룹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를 두산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이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매각 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SK실트론 매각 대상 지분 가치를 2조~3조원으로 추정했지만 이후에는 4조~5조원 또는 그 이상 언급되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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