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조만간 전체회의 소집
韓 입지 넓혀준단 분석…영향 없단 해석도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지방선거 종료 이후 국민의힘 내홍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장동혁 대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장 대표의 사퇴 거부와 강경 대응이 계속될수록 한 의원의 정치적 입지와 복당 명분이 자연스럽게 강화하는 '반사이익'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갈등은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사퇴 압박을 받아온 장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는 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표면화했다. 이에 한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를 겨냥해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를 거부하고, 사퇴하라고 하면 징계하겠다는 것이랑 똑같다"라며 "장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 대표는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발언 내용을 공개하며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위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하든,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 최고위원 중 사퇴할 사람은 이 자리에서 사퇴하시라"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최고위 공개 회의에선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과 당권파 김민수 최고위원이 장 대표의 거취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우 최고위원이 "우리 당이 원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본인이나) 사퇴하라"고 맞받아쳤다.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접수된 징계 의뢰 건을 처리하기 위해 다음달 초 전체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4일 퇴원 후 당무에 복귀한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 기강 확립을 강조하며 윤리위 심의 재개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 이날 당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이 한 당직자와 텔레그램으로 징계 대상자 관련 논의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장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가 역설적으로 한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도부가 인적 쇄신 요구나 사퇴론을 '징계'라는 강경책으로 맞설수록, 장 대표 체제의 리더십 위기와 당내 피로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당내 갈등이 심화할수록 이를 대체할 주자로 한 의원이 부각되면서, 향후 복당을 위한 정치적 명분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 두고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한 의원은 이미 차기 대권 주자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며 징계 카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때가 아니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맞다"고 날을 세웠다. 다른 의원도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주장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나오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라며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흐름은 특정 계파나 소장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의원총회에서 분출된 목소리만 보더라도 당내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대표의 버티기가 한 의원의 조기 복당이나 입지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우세하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당장 정점식 원내대표 등 당내 주류가 한 의원의 조기 복당과 당 장악에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장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가 당장 한 의원의 복당 문제로 직결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한 의원으로서도 조급하게 복당을 추진해 잠재적 적을 늘리기보다는 보수 진영 내 차기 주자로서 속도 조절을 하며 몸집을 불리는 장기적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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