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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00억 원 지원에 명예박사?'…원광대, 정헌율 익산시장 '보은 학위' 논란
재정자립도 14.73% 익산시, 글로컬대학30 선정에 '통 큰' 지원
"재정 지원받은 대학, 퇴임 직전 시장에 학위 수여는 이해충돌"


26일 원광대가 정헌율 익산시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가운데 대학 공식 누리집 첫 화면에 수여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 /원광대 누리집 캡처
26일 원광대가 정헌율 익산시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가운데 대학 공식 누리집 첫 화면에 수여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 /원광대 누리집 캡처

[더팩트ㅣ익산=양보람·김수홍·김종성 기자] 호남권 대표 사학인 원광대학교가 이달 말 민선8기 임기를 마치는 정헌율 익산시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하면서 '보은성 학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원광대가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으로 핵심 연계·협력 주체 중 한 곳인 익산시로부터 수백억 원을 지원받기로 한 상황에서 퇴임하는 시장에게 최고 수준의 학문적 예우를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원광대는 이날 오후 3시 학내 숭산기념관 프라임홀에서 정헌율 익산시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정 시장은 관내 위치한 원광대의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부터 본지정(최종 선정)에 이르기까지 간담회 등을 열며 정치권 등에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실제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는 지난 2024년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5년간 국비 1375억 원을 비롯해 전북도 750억 원, 익산시 300억 원을 포함해 총 2545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올해 3월에는 두 대학이 '원광대학교'로 통합 출범했다. 정 시장이 비수도권대학을 대상으로 경쟁이 치열했던 당시 글로컬대학30 사업 유치 과정에서 300억 원이라는 '통 큰' 시비 지원을 약속한 게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익산시 재정자립도는 14.73%에 불과하다. 자체 수입으로는 시 공무원 급여만 겨우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북도와 14개 시·군 전체 재정자립도 23.51%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재정 지원의 수혜 기관인 원광대가 예산 지원 결정권자였던 단체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을 두고 이해충돌 등 비판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학이 시로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시장에게 퇴임 직전 명예박사를 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이해충돌 소지가 있지 않느냐"며 "아무리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시민들이나 소속 학생들이 보기에는 보은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4년 7월 25일 익산시 청사 소회의실에서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정헌율 익산시장(왼쪽 세 번째)과 김경진 익산시의회 의장,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왼쪽 두 번째), 백준흠 원광보건대학교 총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익산시
지난 2024년 7월 25일 익산시 청사 소회의실에서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정헌율 익산시장(왼쪽 세 번째)과 김경진 익산시의회 의장,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왼쪽 두 번째), 백준흠 원광보건대학교 총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익산시

원광대는 '학칙'과 '대학원 학칙시행규칙', '대학원 학위논문심사 및 학위수여에 관한 내규' 등에 따라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대학원 학위논문심사 및 학위수여에 관한 내규' 제31조에는 '문화와 학술에 특수한 공헌', '대학교 발전 및 인류문화 향상에 공적이 현저한 자'로 명예박사 학위 수여 대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명예박사 학위'가 대학이 학문과 국가 사회 발전에 특별히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최고 수준의 상징적 학위라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원광대도 수여 과정에서 학문적 독립성과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규정으로 두고 있다. 명예박사 수여는 '추천서'를 비롯해 이력서, 공적조서 등의 서류를 바탕으로 동 내규 제34조에 따라 대학원장의 발의,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장이 이를 행하게 돼 있다.

지역 사회와 대학 안팎에서는 박성태 원광대 총장의 입김설, 정 시장 측의 셀프 추천 의혹설 등 각종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원광대는 이같은 추측 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누가 추천한 것인지, 추천된 자가 학술 등에 특별한 공헌을 한 게 무엇인지, 어떤 공적으로 대학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다.

원광대 대외협력홍보처 관계자는 "일반대학원 교학과를 통해 문의해 달라"고 말했지만, 해당 부서는 서면 질의 등에 사흘째 답변이 없는 상태다.

원광대는 그동안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르바쵸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 국가 지도자를 비롯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손기정, 16세기 말 정유재란 때 일본에 끌려가 사쓰마(薩摩) 도기를 연 심당길의 14대 손으로 한·일 문화교류 등에 힘을 쏟았던 도예가 14대 심수관 등 국내외 저명 인사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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