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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입 나선 신영증권 원종석, 35억 보수·103억 배당이 실탄?
원 회장 보수 34.8억원 수령…전년比 121% ↑
배당도 50% 확대…유리한 현금흐름 조성


신영증권 오너 2세인 원종석 이사회 의장(회장)이 회사 이익은 사실장 제자리걸음 상태인데도 보수는 2.2배 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원 기자
신영증권 오너 2세인 원종석 이사회 의장(회장)이 회사 이익은 사실장 제자리걸음 상태인데도 보수는 2.2배 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원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신영증권 오너 2세인 원종석 이사회 의장(회장)이 최근 한 달간 약 3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장내에서 집중 매입한 가운데, 이 매수 자금의 출처를 두고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회사의 이익 성장은 정체된 상황에서 원 회장의 보수는 2.2배 이상 급증했고 배당금 역시 50%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주환원과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한 배당 확대 및 보수 책정이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의 승계 실탄 마련과 유리한 현금 흐름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 회장은 지난 5월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신영증권 주식 1만7463주를 장내 매입했다. 세부적으로는 지난달 22일 2672주, 이달 1일 5143주, 2일 400주, 4일 1524주, 10일 7724주다. 주당 매입가는 당일 주가 변동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16만원 후반대에 체결됐다. 이 기간 매수 금액만 총 29억5024만원에 달한다.

이번 매입으로 원 회장의 신영증권 지분율은 기존 8.23%에서 8.34%로 상승했다. 이로써 부친이자 신영증권 개인 최대주주인 원국희 명예회장(10.42%)과의 지분 격차는 단 2.08%포인트로 좁혀졌다. 승계 작업의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는 셈이다. 원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14명의 지분 합계는 20.62%다.

주목할 점은 이 타이밍에 맞춰 공시된 원 회장의 급여 봉투다. 신영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 회장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2025 회계연도)까지 보수로 총 34억81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도 15억7400만원과 비교해 121%나 증가해 기존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챙겼다. 보수는 급여 9억원, 상여금 6억7500만원, 주식기준보상 18억310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신영증권은 사업보고서에서 보수 산정 기준을 두고 "과반수 이상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수위원회에서 회사의 재무적 성과 및 경영실적을 반영해 성과급을 결정했다"며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향후 3년간 이연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정 근거로 밝힌 '재무적 성과 및 경영실적'과 보수총액 확대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신영증권이 지난해 거둔 별도 순이익은 1232억원으로 전년(1182억원) 대비 4.3% 증가하는 데 그쳤고, 2년 전(1266억원)보다는 오히려 2.7% 감소했다. 최근 6년 기준으로 봐도 2020년 1691억원을 찍은 뒤 2021년 930억원, 2022년 748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순이익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원 회장 보수만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신영증권은 주가 상승분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진 성과보수는 장기 성과와 연동해 주식 기반으로 지급되는데, 해당 성과보수 산정 기준이 된 시기 주가는 5만원 후반에서 7만원 중반선으로 당시보다 현재 크게 상승한 상태"라며 "과거 이연된 성과보수가 주식 형태로 지급되면서 최근 1년간의 주가 급등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지급될 이연 보수 규모 역시 이와 연동되어 낮아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보수뿐만 아니라 급증한 배당금 역시 원 회장의 지분 확대 행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재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은 주당 배당금을 5000원에서 7500원으로 50% 확대했다. 원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 이를 적용하면 배당금은 약 103억원이다. 1년 전 배당금 약 67억원보다 36억원 증가했다. 배당 확대는 주주환원의 대표적 수단 중 하나지만 지분을 대량 보유한 오너일가에는 실탄이 된다.

원 회장은 1971년 신영증권을 인수한 원국희 전 회장의 아들로, 2005년부터 20년간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지난해 6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을 전환했는데, 같은 해 7월 시행된 책무구조도 제도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을 금지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신영증권 원종석 회장(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금정호 대표이사(뒷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신영증권 본사에서 장기근속 대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영증권
신영증권 원종석 회장(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금정호 대표이사(뒷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신영증권 본사에서 장기근속 대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영증권

1988년 신영증권에 입사한 이후 경영 수업을 받았고 2005년에는 사장, 2016년에는 부회장, 2021년에는 회장에 올랐다. 원 회장은 그동안 승계를 위해 매년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아울러 성과급으로 받는 자사주를 통해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는 데에도 힘써왔다. 주식 매수 자금 출처는 근로소득과 배당금이다. 20년 넘게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원 회장의 지분율은 꾸준히 높아졌다.

원 회장이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것도 오너 2세의 지분 확대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영증권 측은 이번 원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승계와 무관하게 책임 경영 차원에 따른 통상적인 매수라고 배경을 밝혔다. 앞서 발표한 발행주식 32% 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의와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급여와 배당금을 재원으로 주기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왔으며,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마다 꾸준히 매수했다. 한 차례도 주식을 매각한 적이 없어 책임 경영 원칙 하에 주식을 보유할 목적으로 사고 있다"며 "단기매매차익 반환의무가 있어 사실상 매도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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