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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수술대' 오른 부동산…보유세 등 손질론에 시장 촉각
보유세·양도세·등록임대 혜택 손질론 부상
전문가들 "매물 잠김·임대시장 불안 우려"


정부가 다음 달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보유세·양도세 조정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다음 달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보유세·양도세 조정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과세 체계 손질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유동성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막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세·양도세 조정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가 거론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세 부담 확대에 따른 거래 위축과 임대시장 불안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관측은 최근 대통령실과 세제당국이 잇달아 부동산 과세 체계 손질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반도체 호황과 경상수지 흑자 등 경기 개선 흐름을 언급하며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집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만으로 집값 안정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종합부동산세는 제도를 손대지 않아도 지난해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세 부담이 자동으로 증가되는데,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최고세율 인상이 더해지면 증세가 중첩돼 징벌적인 과세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고가 주택을 겨냥한 이른바 핀셋 과세도 결국 임대료와 가격을 매개로 임차인과 실수요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보유세 강화만을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취득, 보유, 양도의 전 생애주기 과세를 함께 설계해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세제 강화의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 거래가 위축되면서 주택가격의 변동성은 일부 억제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시장가격이 급락하거나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시기에 부동산만 가격 변동이 없거나 내려야 한다는 정책 목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수반된다"고 했다.

보유세 등 세제개편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시도가 주거지에 따른 계층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특정 지역에 거주한다는 의미가 주택가격을 지불한 뒤 매년 보유세를 내면서 생활수준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설정되면, 부동산은 지위재로 확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세 부담 확대가 거래 위축과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남윤호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세 부담 확대가 거래 위축과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남윤호 기자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지난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매입 등록임대 아파트가 부동산 투기 등에 악용되고 매물잠김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매입 등록임대 제도는 민간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매입해 일정 기간 임대하는 대신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 제도다.

임 청장은 "임대기간 종료 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이 계속돼 매물잠김이 심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혜택이 과도한 측면이 있으니 임대기간 동안의 세제 감면과 종료 후 일정 기간의 혜택으로 충분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들도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등록임대 다주택자들에게 엑시트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이미 말소된 물량과 앞으로 말소 예정인 물량을 합친 6만8000여가구의 서울 아파트가 시장에 나와 공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밝혔다.

그러나 등록임대 주택을 매매시장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임대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임대 물량이 줄어들면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함께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로 임대 매물이 이미 줄어드는 국면에서 등록임대 주택까지 매물로 유도해 임대 재고를 추가로 감소시킨다면, 그 결과는 단순한 매매 물량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임대 공급이 위축되면 전월세 가격이 먼저 상승하고, 이것이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매물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의도와 달리 임대·매매 양 시장의 가격을 동시에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 전세주택이 매물로 바뀌더라도 대부분의 기존 세입자는 그 집을 매수하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매매시장에 대한 규제는 결국 임대시장의 매물 감소와 임대료 상승 등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제가 조세평등이 아닌 단순한 집값 억제 수단으로 다뤄진다면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를 어떻게 함께 다룰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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