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타율 0.331…오토 로페스 턱밑 추격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완벽한 타격 장악력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MLB) 최고 타자들의 전유물인 ‘타격왕’ 고지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단순히 안타 개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한 경기에만 장타 두 방을 몰아치는 가공할 파괴력으로 리그 전체 타격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 시즌 타율을 0.331(260타수 86안타)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0.328이었던 타율을 단숨에 3리나 끌어올린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로써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1위인 오토 로페스(마이애미·0.332)를 단 ‘1리’ 차이로 압박했다. 이날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이정후가 멀티 장타로 포효한 반면, 로페스는 5타수 1안타로 주춤하며 두 천재 타자의 격차는 사실상 사정권 안으로 좁혀졌다.
몸쪽 낮은 변화구에 대한 완벽 대처가 빛나며 스프레이 히터로의 진화가 타격왕 도전의 발판이 됐다. 이날 이정후가 때려낸 2개의 안타는 모두 우측 깊숙한 곳으로 향한 2루타였다. 타격왕 도전의 가장 큰 무기인 ‘스프레이 히팅(구장 전역으로 타구를 보내는 능력)’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특히 2회초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 선발 맥스 마이어의 5구째 몸쪽 낮은 스위퍼(Sweeper)를 걷어 올려 담장까지 보낸 장면은 백미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이정후의 정교함을 제어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대표적인 결정구를 완벽한 배트 컨트롤로 받아쳤다.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동일한 코스로 가볍게 밀어치듯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며 경기 후반까지 유지되는 높은 집중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68경기를 소화한 이정후의 성적은 타율 0.331, 4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3이다. 삼진을 쉽게 당하지 않는 특유의 콘택트 능력에 장타 생산성까지 가미되면서, 상대 투수들로서는 ‘가장 아웃시키기 까다로운 타자’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3년 차의 노련함과 부상 공백 지운 ‘타격 천재’의 질주로 평가된다. 빅리그 3년 차를 맞이한 이정후의 이와 같은 활약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데뷔 초기의 적응기와 지난 시즌의 시행착오 및 부상 우려를 완벽히 털어내고, 마침내 한국 야구(KBO)를 평정했던 본연의 ‘타격 장인’ 모습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타격왕 경쟁은 1리 차의 초박빙 구도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이정후의 꾸준함은 강력한 청신호다. 슬럼프 주기가 매우 짧고, 멀티히트를 몰아치는 능력이 탁월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격왕 탄생도 결코 꿈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비록 소속 팀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3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3-6으로 패하며 서부지구 4위(31승 45패)로 고전하고 있지만,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리그 최고 정점에 선 이정후의 방망이는 날이 갈수록 매섭게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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