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다음 날 직접 순방 결과 브리핑 나선 李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가 시끄럽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무더위만큼 뜨겁다. 잠시 소강 국면이지만 각 당의 갈등이 해소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양당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 국회 사정도 다르지 않다. 양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서로 가지겠다며 대치하는 탓에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먹구름이 꼈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의 거친 공방이 예상된다. 답답한 정치권이다.

◆정청래의 인사 방식 눈길…불만도 나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사법을 두고 최근 정치권에서 말이 많다며?
-응. 정치권에서는 말 한마디보다 행동 하나, 표정 하나가 더 큰 화제가 되기도 하잖아. 최근에는 정 대표의 인사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어.
-90도 인사말이지?
-맞아. 정 대표는 지난 18일 9박 10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 환영 행사에 참석해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했어. 출국 당시에는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는데, 귀국 행사에서는 누구보다 깊게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된 거지. 이 대통령도 정 대표를 향해 "수고했다"고 말했고.
-그런데 반응이 썩 좋지만은 않아. 정 대표의 행동을 두고 친명계 내부에서는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거든. 이건태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알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의전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정색하고 싫어한다. 정 대표도 그걸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90도 인사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치 기술이고 정치 행위"라고 꼬집었거든.

-정 대표의 인사에 얽힌 후일담도 들렸다며?
-맞아. 정 대표와 초선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정 대표는 싫어하는 사람과 인사할 때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며 "다른 곳을 보고 인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어. 실제로 지난해 10월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정 대표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쳐다보지 않고 인사하는 '노룩인사'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 올해 5월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고.
-당 안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며?
-일부 당직자들이나 민주당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가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와. 의원회관 엘리베이터나 국회 본청 복도에서 마주쳐 인사를 건넸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더라고.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우리도 유권자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며 "당대표가 인사를 안 받아주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어.

◆한곳에 모이는 161명의 시선…與 의원들은 전대 생각뿐?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2주가 조금 넘었는데, 현재 민주당 분위기는 어때?
-지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든 민주당은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물을 것이냐를 두고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였어. 그 과정에서 지도부 내 공개 충돌도 꽤 노출됐고. 그런데 현재는 다소 분위기가 환기된 듯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자가 오는 8월 17일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당이 전대 준비 국면에 돌입했거든. 굳이 가리자면 6월 치러진 지선이 올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겠지만, 향후 정치권에 마칠 영향을 감안할 때 민주당 전대의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야.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의 권력 지형은 물론, 여권 차기 주자 역학 구도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거든.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거나 지역 유세를 다니는 등 선거에 몰두했던 의원들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선을 전대로 돌리고 있어. 이미 공개적으로 유력 후보를 지원사격하는 의원도 있고, 밖으로 티는 내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특정 후보에 줄을 댄 의원도 상당수라고 해. 모 의원 보좌진은 <더팩트>에 "이제부터 두 달간은 의원들도 전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웬만한 의원들은 다 제쳐두고 전대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했어.

-의원들이 전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뭐야?
-가장 큰 이유는 2028년 총선 공천에 있어.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다음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거든. 당대표가 아무리 공정한 심사를 통해 총선 공천을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자신의 당권 획득에 도움을 준 인사들을 더 챙길 수밖에 없지 않겠어? 벌써 2년 뒤로 다가온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개별 의원들도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 시점인 거지. 그동안 공개적으로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았던 의원들도 전대가 임박하면서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전대를 기점으로 당 주류 교체 가능성도 있겠네?
-맞아. 그동안 민주당 내 주류는 명실상부 이재명 대통령을 위시하는 친이재명(친명)계였는데, 정청래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친정청래(친청)계도 최근 세력화가 꽤 뚜렷하거든.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부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서 좋을 게 없는 정 대표는 "우리는 모두 친명"이라며 개인 색채를 감추려 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번 전대를 이미 '계파 대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야.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는 정부의 향후 국정 동력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전대를 바라보는 여권의 촉각은 상당히 곤두서있는 상황이야.

◆이번 순방, 제 점수는요…직접 설명 나선 李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다음 날 직접 브리핑에 나섰더라.
-맞아. 미리 예정된 건 아니었고, 이 대통령이 귀국한 뒤 공지가 됐어. 그동안은 순방 기간 수시로 청와대 실장급이 브리핑을 열어 경과를 소개하고, 대통령도 공군1호기로 이동 중에 기내간담회를 통해 성과를 설명했는데 이렇게 따로,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가진 건 이례적이었어.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포함해 90여 분 간 출장 내용과 성과, 소회와 함께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어. 출장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 내용을 전했지.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나라를 대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접근하면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강조했어.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 정부가 제시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해.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는 설명이야.
-이밖에도 이 대통령은 "선관위에 관련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심스러워서 일부러 주가 얘기 안 하고 있다. 그런데 주가 9000 됐다고 자화자찬하지 말라는 논평을 내면 되겠나" "여당은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당내에서)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마시라"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어. 이례적인 브리핑을 갖기로 결정한 이유도 언급했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출국 행사 불참 논란 등 국내 정치 상황이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털어놨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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