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국토부도 사실관계 파악나서

[더팩트ㅣ광주=조효근 기자] 광주시 서구 공무원들이 선호 차량번호를 특정 차량에 부정 배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오래된 관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 5개 자치구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도 제기된다.
19일 광주시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는 자동차 등록번호 배정 과정에서 부당 행위가 확인된 교통행정과 소속 공무원과 공무직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구 자체 감사 결과 해당 직원들은 차량 등록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른바 '골드번호'로 불리는 선호 번호를 특정 차량에 배정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 배정된 차량번호는 모두 346건이다. 차종별로는 수입차 228건, 국산차 118건이다.
개인 차량은 209건, 법인 차량은 137건으로 집계됐다. 서구는 이 가운데 공직자 차량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등록번호는 통상 무작위로 추출된 10개 번호 가운데 민원인이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부여된다.
하지만 담당 직원들은 번호 입력 뒤 취소하거나 경정 등록하는 방식으로 특정 번호를 확보한 뒤, 이를 다른 차량에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대행업체 등이 여러 건의 차량 등록을 동시에 신청한 상태에서 선호 번호가 나오면 해당 건을 취소하고 다른 차량에 번호를 넘기는 방식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번 감사는 지난 1월 국민신문고에 특정 차량번호 부당 배정 의혹 민원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서구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교통행정과 직원 16명을 조사했다. 최근 3년간 자동차 번호 등록 시스템 이력과 업무 처리 내역 25만여 건도 분석했다.
서구는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해 중징계와 경징계, 행정처분 등 신분상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달 중 일부 관련자에 대해서는 광주시 인사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번 사안이 서구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감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선배와 동료에게서 배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선호 번호 배정이 개인 일탈이 아니라 오래된 업무 관행처럼 이어졌다면 다른 자치구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등록 업무 구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차량번호 배정과 취소, 경정 처리 권한이 실무 담당자에게 집중돼 있고, 상급자 결재 없이 즉시 처리할 수 있는 구조여서 내부 통제만으로는 적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광주 5개 자치구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가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위탁해 운영하는 차량정보관리시스템을 사용하는 만큼 시스템 악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광주시는 이번 사안의 파장이 커지자 5개 자치구 전수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도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시스템상 보완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비위에 공직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호 차량번호 부정 배정 의혹은 행정 내부의 관행과 시스템 허점이 결합된 사안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징계를 넘어 행정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 관계자는 "감사를 통해 기존에 잘못한 직원들에 대해 응당한 징계를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예방하겠다"며 "안 좋은 관행들을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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