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조합원 동행노조·전삼노로…복수노조 경쟁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최승호 위원장 재신임 투표에 돌입한다. 최 위원장이 재신임 공약으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의 교섭 체계 구축을 내건 만큼, 올해 임금교섭에서 불거진 노노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초기업노조는 '2026년 4차 총회 공고'를 내고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30일 오전 10시까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안건은 위원장 재신임과 규약 개정 두 가지로,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투표권은 21일 자동납부시스템(CMS) 조합비 납부를 마친 권리조합원에게 주어지며, 최종 결과는 30일 확정된다.
이번 투표는 올해 임금교섭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최 위원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최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올해 교섭 결과로 조합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린 만큼, 잠정합의안 결과와 관계없이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신임될 경우 "2027년 교섭에서 DS 부문을 우선으로 하겠다"며 "DS 부문 교섭단위 분리와 위원회 구성, 근로자대표 지위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리교섭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해 초기업노조 단독 교섭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DS 챙기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불거진 사업부 간 보상 격차와 맞물린다. 앞서 초기업노조가 주축이 된 공동교섭단은 지난달 20일 사측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반도체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최대 5억원 규모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평균 임금 6.2%(기본인상률 4.1%·성과인상률 2.1%) 인상 등이 담겼다. 이 합의안은 지난달 27일 찬반투표에서 73.7% 찬성으로 가결돼 임금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다만 합의 직후 성과급 배분 방식을 놓고 반발이 거세졌다. DS 부문에 별도 성과급 재원이 마련된 반면,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1인당 600만원 상당 자사주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면서 보상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DS 내부에서도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와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은 시스템LSI·파운드리 간 온도차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이탈이 빨라졌다. 한때 7만6000명을 넘겼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17일 오전 8시 기준 5만645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12만8881명의 과반인 6만4440명에 약 8000명 모자란 규모로, 지난 4월 중순 확보했던 단일 과반 노조 지위를 내려놨다. 이탈한 조합원 상당수는 DX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는 17일 기준 조합원 2만5389명을 확보했다.
최 위원장의 재신임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합의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대거 빠져나가 남은 조합원 다수가 DS 부문 소속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재신임 이후다. 전삼노는 분리교섭이 노조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사측의 사업부별 재원 논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표가 위원장 신임 여부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 노사 구도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초기업노조가 DS 부문 대표 노조로 재정비에 성공할지, 아니면 내부 갈등과 조합원 이탈 부담을 이어갈지는 30일 투표 결과로 가려질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일 법인인 만큼 분리교섭이 현실화하더라도 사측이 별도 교섭단위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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