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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교섭 문 열린 하청노조…원청 사용자성 확대에 산업계 촉각
노동위, "생산 외 영역도 하청 교섭 요구 응해야" 판단
경영계 "지원 협력관계까지 교섭 확장시 현장 혼란" 주장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현대차 하청노조가 제기한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울산지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현대차 하청노조가 제기한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울산지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당국이 사내 하청에 대한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잇달아 내리면서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협력업체가 담당해 온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근로조건 문제에 대해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동위원회는 현대자동차, 한화오션 등을 대상으로 한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한화오션의 급식·세탁 등 업무를 맡고 있는 협력 업체 노조(웰리브)가 한화오션과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산과 직접 상관이 없는 비핵심 업무에 대한 원청 대기업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것이다.

같은 날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하청노조 10곳이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에서 노조 의견을 받아들여 '인정' 판정을 내렸다. 하청노조에는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를 포함해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 지회, 공장 보안·경비 등 업무를 하는 현대차보안 지회 등이 포함됐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원청인 현대차가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노조의 교섭 절차에 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동위원회의 이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올해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있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해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는 늘어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후 지난 12일까지 하청 노조 1151곳이 원청 434곳에 교섭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현대차와 한화오션 사례는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생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주요 제조사들이 생산, 물류, 시설관리, 급식, 정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원청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늘어날 경우 하청 노동조합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도 증가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자동차와 조선업은 물론이고 철강, 석유화학, 물류 등 타 업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영계에서는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결정이 산업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특히 한화오션에 대한 중노위 결정에 대해 경총은 "중노위 결정은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에서 공장 구내식당 등은 도급 위임 계약상의 일반적 지시권이 인정돼 원청의 하청기업 소속 조합원에 대한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예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또한 "중노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른 도급인의 법적 의무 수행을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로 삼아 법적 의무의 충실한 이행이 하청기업과의 교섭 의무나 파업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순을 초래했다"며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의 상대방을 확장할 경우 단체교섭을 둘러싼 산업 전반의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노동계는 노도위원회 판단이 개정 노조법 취지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환경과 작업방식, 안전관리 등이 사실상 원청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교섭 상대 역시 원청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청과 하청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법원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한화오션은 이번 중노위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도 지노위 결정에 대한 재심 신청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라진 노사관계의 틀이 산업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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