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상대 배려하는 모습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손색 없어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LG 트윈스 오스틴 딘(32)은 역대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장-단타를 가리지 않고 때리는 빼어난 타격은 염경엽 감독의 말처럼 KBO리그에 최적화된 선수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타격만 놓고 보면 오스틴을 능가하는 외국인 타자는 여럿 있었다. 두산 베어스 타이론 우즈,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호세,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등은 KBO리그 역사에 기록될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오스틴을 ‘최고 선수’로 거론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16일 광주 LG-KIA 타이거즈전. 이 경기의 관심은 팀 승패 못지않게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스틴과 KIA 김도영의 ‘자존심 대결’에 모아졌다. 1회초 LG 공격. 오스틴이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KIA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의 커브를 보기 좋게 걷어 올렸다. 김도영 앞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시즌 2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오스틴은 2023년 이후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오스틴의 홈런 한 방을 시작으로 LG는 KIA를 거세게 몰아 세웠다. 6회초까지 5-1 리드.

6회말 KIA 공격에서 1사 후 김도영이 타석에 섰다. 김도영은 이전 두 타석 모두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LG 선발 투수 라클란 웰스의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세 번째 김도영은 달랐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웰스의 몸쪽 높은 속구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 쳤다. 타구는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펜스 너머 숲속으로 까마득히 사라졌다. 오스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즌 20호 솔로 홈런이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김도영은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1루를 향해 뛰어갔다. 감동적인 장면은 김도영이 1루를 도는 순간 펼쳐졌다. 1루 뒤쪽에 서 있던 오스틴이 김도영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김도영은 오스틴에게 가볍게 눈 인사를 한 뒤 베이스를 돌았다. 1루 관중석의 KIA 팬들은 이런 오스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스틴은 평소 ‘굿 매너’로 소문이 나 있다. 1루 수비 때 1루에 출루한 상대 선수에게 칭찬을 동반한 인사를 잊지 않으며, 더그아웃에선 개인 성적보다 팀 화합을 앞세운다. 상대 선수가 혹시 부상이라도 당하면 제 일인 양 가장 먼저 뛰어 나가 걱정하는 선수도 오스틴이다. 피 튀기는 경기장에서 오스틴의 상대를 배려하는 조그만 행동 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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