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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홍종찬 감독, 정답 아닌 화두 던지고 싶었던 '참교육'
시즌제 향한 기대감…"선 넘는 사람들 있는 곳이라면 시즌10도 가능"
'단단한 버팀목' 된 김무열에 감사…차기작도 함께 호흡


홍종찬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홍종찬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한 연출자의 고민은 작품의 결을 바꾸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더욱이 무거운 현실을 다루는 작품이라면 그 책임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참교육'으로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은 홍종찬 감독이 그렇다. 학교 폭력과 교권 추락이라는 묵직한 현실을 교권보호국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로 풀어낸 그는 자극적인 카타르시스 이면의 인간적인 온기를 붙잡기 위해 끊임없이 고심했다.

홍종찬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필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각본 이남규, 연출 홍종찬)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출을 맡은 그는 현장의 생생한 비하인드부터 작품을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참교육'은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교권보호국'(이하 교권국)이라는 신선한 설정을 내세워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서서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는 인물들의 통쾌한 행보를 담았다.

작품은 지난 5일 10부작 전편 공개된 가운데,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고 3일 만에 비영어 TV쇼 글로벌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이에 홍종찬 감독은 흥행보다 작품이 던진 질문이 시청자들에게 닿았다는 점을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그는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작품의 본질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특히 일선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의 공감과 지지는 홍 감독에게 큰 위로가 됐다. 홍 감독은 "우리는 이 작품이 어떤 정답을 내리기보다 사회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며 "사실 공개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들은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 않나. 우리는 그저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들이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보는 시선이 다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선생님들께서 공감해 주시고 위로도 받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기뻤다"고 전했다.

다만 교권보호국의 강력한 액션이 주는 통쾌함 이면에는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우리 작품 안에서 교권국이라는 기관은 판타지가 주는 통쾌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좋은 이야기, 좋은 작품을 조금 더 재밌게 많은 시청자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폭력'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요소가 교권국이라는 설정과 결합하면서 장르적인 재미 요소로 활용된 것이라 봐주셨으면 해요. 나화진의 히어로 같은 면모나 액션 역시 보는 분들이 현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판타지적 장치로 접근했어요. 저 역시 결코 폭력 자체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교육'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이 배우 김무열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가운데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김무열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참교육'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이 배우 김무열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가운데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김무열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원작의 논란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원작보다 대본을 먼저 접했다는 홍 감독은 "대본이 지닌 매력이 워낙 컸다"며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교권국이라는 가상의 기관이 주는 재미가 확실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는 확신이 들어 거꾸로 원작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자극적이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필터링했다. 실제로 인종 차별 등 원작에서 지적받았던 불편한 요소들이 대거 제외됐고 대사도 순화됐다. 논란이 될 만한 우려를 많이 털어낸 모양새다.

홍 감독은 "작가님이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웹툰의 결보다는 드라마적인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느껴지길 바랐고 이 지점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공개된 후 우려를 딛고 많은 사람이 시청하며 흥행 역사를 쓰고 있는 '참교육'이다. 이에 홍 감독은 걱정했던 부분들이 많이 해소됐다며 "이전과 비교하면 많이 안도하고 있고 마음이 놓인다"고 고백했다.

매회 다른 학교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구조 역시 현실성을 살리기 위한 고심의 결과물이었다. 무엇보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여야 했다. 홍 감독은 "선을 넘는 가해자들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싶었고, 한 에피소드로서 장르적 재미도 충족해야 했다"고 전했다.

특별한 기준을 두고 고른 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추려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10개의 에피소드가 구축됐다. 홍 감독은 연출을 위해 정말 많은 학교를 가봤다며 "화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0개의 학교가 모두 다르고 캐릭터와 감정도 다 다르다. 이 학교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 색깔과 감정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홍종찬 감독이 '참교육'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그리고 담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했다. /넷플릭스
홍종찬 감독이 '참교육'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그리고 담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했다. /넷플릭스

전작 '소년심판'에 이어 이번에도 신인 배우들을 대거 발굴해 낸 홍 감독의 안목도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이 신인 배우들이었고 연기를 처음 한 친구도 있었다. 오디션 과정만 6개월이 걸렸다"며 "정말 많은 배우를 만났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작품에 등장한 배우들도 3, 4차 오디션에 카메라 테스트까지 거치며 치열하게 뽑힌 이들이다. 홍 감독은 "작품을 봤을 때 신인 배우들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는 평가는 연출자로서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라며 "신인 친구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잘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인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타이틀롤로서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 김무열의 역할이 컸다. 홍 감독은 "보통 배우들이 신인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면 몇 배는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무열은 현장에서 신인 배우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맞춰주며 그 연기를 온전히 받아줬다"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신인 배우들이 더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작 '소년심판'을 함께하며 김무열이 얼마나 지독하게 노력하는 배우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때문에 이번 현장에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죠. 일련의 과정에서 모든 짐을 안고 가준 무열 씨에게 감사해요. 결과론적이지만 그 노력이 인정받아서 저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김무열은 이번 작품에서 액션, 코미디, 정극을 오가는 복합장르의 맛을 백분 살려내며 날아다녔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온 그였지만 한 작품 안에서 이토록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한 번에 소화한 적이 없었기에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안겼다.

홍 감독 역시 "나화진은 내면의 아픔도 있고, 통쾌한 참교육도 해야 하고, 교권국 안에서의 코미디와 앙상블도 보여줘야 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김무열이라면 이 모든 모습을 다 표현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며 "나화진을 통해 김무열이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까지 꺼내 보인 것 같아 연출자로서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홍종찬 감독이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 흥행에 대한 소감과 함께 시즌제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홍종찬 감독이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 흥행에 대한 소감과 함께 시즌제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소년심판'과 비교했을 때 '참교육'은 장르적인 색채가 확연히 다르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작품의 본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소년심판'은 조금 더 무겁고 깊게 파고드는 재판과 판사들의 이야기여서 연출하면서도 무거운 감정이 계속 연결됐던 반면, '참교육'은 현실의 답답함도 있지만 교권국이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확실한 장르적 재미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홍 감독은 "내가 만든 작품들 중 현장에서 가장 즐겁게 작업했고, 편집할 때도 신나게 했다. 본질의 차이가 장르적 색채의 차이를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극 중 배우 이성민이 던지는 묵직한 일침들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홍 감독이 생각하는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곧바로 "어른이 애들 무서워하면 큰일 난다.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대사를 꼽았다. 극 중 화진에게는 강석(이성민 분)이 좋은 어른이었고, 한림(진기주 분)에게는 화진이 좋은 어른이었다. 그리고 에피소드에 나오는 수많은 피해 아이들에게는 교권국이 좋은 어른의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했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5부에 나오는 교육부 장관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장면도 좋아해요. 화려한 워딩보다 우리 드라마 안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인터뷰의 마지막, 벌써부터 쏟아지는 시즌제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홍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그는 "시즌제를 기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거나 확장된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선을 넘는 가해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교권국이 출동해서 시즌2든 시즌10이든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 감독의 차기작은 메디컬 드라마 '퍼스트 닥터' 소식을 덧붙였다. 김무열과 한 번 더 호흡을 맞추게 된 홍 감독은 "소아외과의 냉혹한 현실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며 "'참교육'과는 또 다른, 기존에 보지 못했던 김무열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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