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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박지훈, '왕사남'→'취사병' 잇따른 흥행에도 덤덤
1600만 배우 등극 후 B급 감성까지 접수
"으스대는 모습 혐오스러워…달라진 건 없어"


배우 박지훈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Y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지훈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Y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박지훈이 또 하나의 흥행작을 필모그래피에 추가했다. '왕과 사는 남자'의 1600만 흥행으로 '단종 열풍'을 일으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B급 코미디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세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박지훈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 연출 조남형, 이하 '취사병')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매사 주어진 일에 진심을 다하는 취사병 강성재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취사병'은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지난달 11일 첫 공개돼 오는 16일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작품은 '박지훈의 차기작'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지훈은 앞서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에서 비운의 왕인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아 흥행을 이끌며 '1600만 배우'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취사병'까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박지훈은 그야말로 잇따른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박지훈은 놀라울 정도로 덤덤했다. 주변의 화려한 찬사 속에서도 그는 흔들림 없이 "내 안에서 변화하는 것은 사실 잘 없다"며 특유의 담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다는 것에 깊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들뜨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건 전혀 없습니다. 늘 주어진 임무들을 묵묵히 해나갈 뿐이죠.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의 스탠스는 늘 똑같습니다."

배우 박지훈이 '왕과 사는 남자'부터 '취사병 전설이 되다'까지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tvN
배우 박지훈이 '왕과 사는 남자'부터 '취사병 전설이 되다'까지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tvN

앞서 '왕사남'에서 가슴 절절한 서사를 그려냈던 박지훈은 차기작으로 곧장 B급 감성이 가득한 코미디물인 '취사병'을 선택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을까. 박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전작과는 별개의 도전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래 요리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던 사람이라 '요리의 요도 모르는 내가 요리하는 연기를 하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궁금증과 도전 정신으로 뛰어들었다"며 "작품을 하면 요리에 취미가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실상은 거리가 더 멀어졌다. 단 하나 늘어난 게 있다면 칼질 실력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그가 연기한 이병 강성재는 요리 게임 시스템을 보는 판타지적 설정을 가진 인물이다. 허공을 보며 손짓을 하거나 독특한 리액션을 취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박지훈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동선, 시선을 직접 맞추며 시뮬레이션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글로 표현된 판타지 요소를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심심하지 않게 전달하는 게 숙제였어요.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눈동자를 굴리거나 귀여운 표정을 짓는 등 디테일한 포인트를 가져가려고 노력했죠. 나중에 후반 작업이 완료된 버전을 후시 녹음하면서 봤는데, 현장에서 표현한 만큼 잘 담겨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취사병'은 특유의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연출로 팬들 사이에서 '취랄'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특히 러시아 민속춤을 추거나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와이어를 타는 등 코믹한 장면들이 화제를 모았다. 소위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올 법한 순간이었지만, 박지훈은 오히려 현장 분위기 덕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블루스크린 앞에서 아무것도 없이 춤을 춰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현장에서 노래 하나만 틀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왈츠풍 음악이 나오더라. 거기에 영감을 받아서 몸이 가는 대로 췄는데 감독님이 그걸 다 써주셨다. 조금 헐거벗고 찍은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데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빵 터져서 웃어주시니까 나 또한 너무 재밌어서 현타랄 건 없었다"고 전했다.

배우 박지훈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Y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지훈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Y엔터테인먼트

이러한 박지훈표 코미디에 대중은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영리하게 웃긴다'는 호평을 보냈다. 그는 "그런 호평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수줍어하면서도 연기할 때 중심을 잡고자 했던 자신만의 기준을 밝혔다.

"오버페이스로 연기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시청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 안에서 애드리브를 던져야 웃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무작정 망가지는 코미디가 아니라, '성재가 참 귀엽네' 하면서 자연스럽게 웃게 만들 수 있는 지점들을 고민했는데 그 부분을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베테랑 선배 배우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윤경호, 이홍내 등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강성재라는 캐릭터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는 연기론이었다. 특히 윤경호가 제안한 '안대를 쓰고 음식을 먹는 흑백요리사 패러디' 등 현장에서 즉석으로 추가된 아이디어들이 작품의 살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주변의 칭찬과 작품의 대성공에도 박지훈이 이토록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확고한 가치관을 드러내며 '으스대는 태도'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표현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가족들이 심어준 올바른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어떤 작품이 잘됐다고 해서 자기가 잘나서 그런 것처럼 으스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싫고 혐오스러워요. 수많은 사람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잖아요.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습을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합니다. 최근에 '왕사남' 감독님께서 장난으로 '아이고 우리 단종님, 힘드시지요?'라고 하셨을 때도 오히려 제가 더 송구스럽고 불편했어요. (웃음)"

배우 박지훈이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관해 요리하는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티빙
배우 박지훈이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관해 요리하는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티빙

군 입대를 앞둔 시점, 배우로서 물이 오른 지금 시기에 찾아올 공백기가 아쉽지는 않을까. 그러나 박지훈은 단호했다. 오히려 공백기 전까지 자신을 사랑해 준 팬들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이 현재의 최우선 임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병대에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덧붙였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떠나는 시기가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요. 만약 떨어지더라도 꼭 해병대에 갈 생각입니다. 물에서 활동하는 것도 배우고,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입대 전까지는 그동안 무대 위 제 모습을 그리워해 주신 팬들을 위해 콘서트도 하고, 국내외 팬들과 가까이서 눈맞춤하는 시간들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단종부터 취사병까지, 맛으로 치면 단맛과 짠맛을 강렬하게 보여준 박지훈이다. 연기에 임할 때 대본을 느리게 읽으며 대사 하나하나를 이미지메이킹하는 것이 자신만의 비결이라는 그에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다음 맛'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는 단맛과 짠맛 정도만 보여드린 것 같아요. 세상에는 쓴맛도 있고 매운맛도 있잖아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아직 느껴보지 못한 맛인 악역이나 범죄자, 진한 누아르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이 배우는 이런 역할도 다 소화해 내는구나'라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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