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국제적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11일 정부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과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한다. 핵심 안건으로 알려진 전남권 반도체 공장 신설이 확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이 유력하다.
◇풍부한 전력
이들 두 반도체 기업은 전남권의 입지조건이 최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I전환(AX) 시대 고성능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수요 폭증과 맞물리면서 공장 증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남권은 반도체 공장의 필수 요건인 전력이 차고 넘친다. 한빛원전 6기의 연간 전기 생산량은 42Twh로 광주와 전남의 연간 수요량 42~45Twh를 충당한다. 여기에 태양광 7000여Gwh, 풍력 640여Gwh 등 신재생에너지와 여수, 광양권 화력발전소 발전량까지 합치면 수요를 훨씬 초과한다. 전남의 전력 자급률은 200~250%에 이른다.
한전은 이같이 남은 전력을 경기 등 수도권으로 송출한다. 그러나 최근엔 전력을 외부로 보낼 송전선 설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선로 통과 지역 주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에 봉착했다.
안선주 전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완전히 가동할 경우 16Gw의 전력이 필요한데 자체 생산량은 28%인 4.5Gw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11.5Gw는 외부에서 끌어와야한다는 결론이다.
안 교수는 "송·변전 설비 확충에만 73조 원, 평균 건설 기간은 13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지산지소(地産地消)'가 전남권 반도체 공장 건립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입지여건
현재 SK하이닉스는 광주 첨단3지구, 삼성전자는 전남 해남 솔라시도 일대에 반도체 팹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은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으나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등에서는 구체적 밑그림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엔비디아, 앰코테크놀리지 등이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를 구성해 전남 장성과 이웃한 광주 첨단3지구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설립한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전 과정을 담당하는 최첨단 패키징 팹 거점 단지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첨단3지구는 광주와 전남 장성군 진원면 일대에 조성 중인 총면적 362만 8000㎡(110만 평) 규모의 일반 산단이다. 산업시설용지 잔여 부지만 91만여㎡(27만여 평)에 이른다.
상류에는 장성호가 위치했고, 주변엔 영산강이 흐른다. 전체 단지 내 하루 최대 용수량은 1만여t, 최대 전력 부하량은 250여Mw로,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정이 요구하는 전력과 용수 인프라를 이미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와는 별도로 해남 솔라시도 일대에 전 공정 대형 팹 건립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서울 여의도의 약 7배인 2000여만㎡(632만 평)로 RE100산단 ,국가 AI 컴퓨팅센터, 5.4Gw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 등이 설치됐거나 건립 중이다. 주변은 영암호가 위치하고,목포까지 차량으로 10~20분 걸린다.
솔라시도 일대 역시 풍부한 용수와 전력, 배후도시 등을 갖췄다. 전남도는 전 공정 반도체 팹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 공정 대형 팹이 들어서야 수만 명의 고용은 물론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거점 도시로 발돋움이 가능해서다.
◇정부, 지자체 지원 체계
오는 7월 1일 전국 첫 전남광주특별통합시가 출범한다. 민형배 통합시장 당선인은 반도체 팹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전 삼성전자 사장 출신을 선임했다.
민 당선인은 "반도체 팹 유치가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도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을 마련 중이다. 메모리, 시스템, 파운드리, 패키징, 소재부품장비 등 공급망 전체의 생태계를 새로 구성하는 데 필요한,재정,행정,세제, 정주여건 인프라 지원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지역이 수도권과 너무 멀리 떨어진 만큼 인력 확충이 어려울 거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광주과기원, 한국에너지공대, 전남대, 목포대 등 각급 학교가 연구와 생산 등 반도체 맞춤형 인력 양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앙정부의 확고부동한 균형성장 철학과 반도체 팹 유치가 지역의 산업지형을 바꾸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전남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밑그림이 나오는대로 부지 보상, 인허가, 정주 기반 조성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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