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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뀐 인천공항 면세점, 승부는 외국인에 달렸다
인천공항 사업자 재편으로 면세 BIG 4 순위 요동 예고
고환율로 면세시장 위축…매출 80% 달하는 외국인 공략 집중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 재편과 함께 면세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500원대 고환율로 면세점 자체 경쟁력이 무너지고 있어, 이를 돌파하려는 면세업계 차별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손원태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 재편과 함께 면세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500원대 고환율로 면세점 자체 경쟁력이 무너지고 있어, 이를 돌파하려는 면세업계 차별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손원태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 허브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 재편과 함께 면세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500원대 고환율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돌파하려는 면세업계의 차별화 움직임도 분주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업계 'BIG 4'의 연결 기준 매출은 신라 8846억원, 롯데 7922억원, 신세계 5898억원, 현대 213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신라와 롯데, 신세계는 각각 7.0%, 24.4%, 5.0% 증가했으나 현대는 시내 면세점 축소 여파로 27.2% 감소했다.

특히 롯데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글로벌 공항점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매출을 두 자릿수 넘게 끌어올렸다. 이 기간 신라와 신세계는 인천공항 일부 사업권을 반납하는 대신 시내 면세점과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반면 현대는 시내 면세점(동대문점·무역센터점)을 축소하고 인천공항 사업권을 확대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롯데 역시 실적 회복에 힘입어 3년 만에 인천공항 복귀를 결정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DF1(향수·화장품·주류·담배) 롯데 △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 현대 △DF3(패션·부티크) 신라 △DF4(패션·부티크) 신세계 △DF5(명품·부티크)·DF7(패션·잡화) 현대로 재편됐다. 4월 말 기준으로 신라와 신세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DF1·DF2 구역을 반납했고, 그 자리를 롯데와 현대가 채우면서 2분기부터 면세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면세점 DF1과 DF2의 구역당 연간 매출을 약 6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단순 매출액 기준으로 롯데는 신라를 제치고 1위로, 현대는 신세계를 밀어내고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면세업계가 고환율 여파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면서 구원투수로 외국인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외국인 전용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는 등 한류 스타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신라면세점 홍보모델인 배우 이준호(우)의 모습. /신라면세점
면세업계가 고환율 여파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면서 구원투수로 외국인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외국인 전용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는 등 한류 스타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신라면세점 홍보모델인 배우 이준호(우)의 모습. /신라면세점

◆ 치솟는 환율에 달라진 소비 패턴…해답은 외국인?

다만 면세점은 고환율 여파로 내국인 소비가 줄어든 데다 외국인도 백화점이나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로드숍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시장 자체는 축소되는 양상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12조5340억원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24조8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빠진 수치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총액도 1조1192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1846억원) 대비 5.5%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 매출도 9378억원에서 8795억원으로 6.2% 줄었다. 1분기 평균 환율이 1466.90원으로 치솟으면서 면세점을 찾는 내국인이 급감했고 외국인도 가성비 매장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은 6월 장중 1560원을 돌파해 면세업계의 불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면세점 매출의 80% 가까이를 책임지며 시장의 절대적인 큰손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K-팝과 K-콘텐츠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면서 면세점의 실적을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면세업계가 내국인보다 외국인에 착안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 1위를 다투는 신라와 롯데는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며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신라는 지난해 배우 진영과 박형식, K-팝 그룹 엔싸인과 에이티즈를 모델로 발탁한 데 이어 올해 배우 이준호를 새 얼굴로 내세웠다. 롯데는 K-팝 그룹 킥플립, 하츠투하츠에 이어 최근에는 에스파를 발탁해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아시아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젊은 나이대 한류 스타를 마케팅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3년 만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복귀하면서 1위인 신라면세점과 선두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는 걸그룹 에스파를 자사 모델로 내걸며, 외국인 마케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원태 기자
롯데면세점이 3년 만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복귀하면서 1위인 신라면세점과 선두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는 걸그룹 에스파를 자사 모델로 내걸며, 외국인 마케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원태 기자

신세계와 현대는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방점을 두고 매장을 다채로운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세계는 인천공항에 푸드 큐레이션존인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를 열고 K-푸드와 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쇼핑 공간을 조성했다. 현대는 인천공항 최대 사업자로서 전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만큼 독점 브랜드 유치와 상품 기획 능력인 MD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외국인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를 매장에 도입하며 쇼핑 편의 강화에도 나섰다. 중국인 소비자를 위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기본으로 마련했으며 최근에는 대만인 고객 전용 라인페이 결제 시스템도 갖추기 시작했다. 현대는 금융 플랫폼 토스와 협력해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페이도 구축했다.

지역 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외국인 맞춤형 마케팅도 공을 들인다. 신라와 롯데는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들에게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원스톱 소비 체험을 제공한다. 신세계는 올해 초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에 맞춰 명동에 홍보부스를 설치해 외국인들을 맞았다.

현대는 경기 화성시와 손잡고 외국인 유치를 위한 공동 마케팅에 돌입했다. 올해 준공 예정인 서해안 황금해안길과 에코팜랜드 등 화성시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맞춤형 여행 상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풍부한 관광 콘텐츠와 면세 쇼핑을 결합해 외국인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현장 중심의 접점을 늘려 쇼핑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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