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패키징 등 후공정 팹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도 기업 지원을 위한 분과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1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후공정 팹이 들어설 전망이다. 정부도 조만간 주요 기업들과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전남광주권 반도체 공장 유치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을 마련 중이다. 이 법안은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와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소재부품 장비 등 공급망 전체와 전력, 용수 등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에 관한 전반을 담고 있다.
시행령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남권 반도체 패키징 팹 건립을 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구체적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기업의 패키징 공장은 충청권에 몰려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개별 칩을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은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른다. 최첨단 제조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공장 건립이 시급한 이유란 분석이다.
정 의원은 최근 지역 방송 대담과 '반도체 공장 광주 유치 전략 토론회'에서 "모든 여건을 고려할 때 전남광주 지역이 반도체 공장의 최적지로 꼽힌다"며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을 통해 이들 기업이 뿌리를 내리는 데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공장 입지 첫 번째 조건인 전력 문제는 지역의 한빛원전과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수 역시 장성호와 영암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다.
광주과기원(GIST)과 전남대, 조선대, 한전공대 등 주요 대학들이 협의체 등을 구성해 맞춤형 인력을 공급할 수 있다.
지자체는 공장 설립 인허가와 각종 규제 완화, 세제 지원과 정주 여건 조성을 담당한다. 광주첨단3지구, 빛그린산단·에너지밸리 등 도심 산단도 바로 공장 착공이 가능하게 조성돼 있다.
산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에 패키징 공장 건립에 나선 것은 인력 확보의 용이점도 간과할 수 없다. 패키징은 다품종 맞춤 생산 특성상 대규모 실무 엔지니어와 유지보수 인력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한다. 세계적인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앰코코리아) 광주공장은 40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본사·공장,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묶어 첨단 패키징 중앙 거점으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420억 원을 들여 실증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도권 반도체 공장과 역할 분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초미세 전공정 팹 중심으로 설계됐다. 전남광주가 후공정 거점을 맡으면 두 권역이 전공정·후공정 가치사슬을 나눠 가지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지역 분산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몇년 전부터 이같은 생태계 분산 방안을 지속적으로 두 기업에 전달해 왔다.
최근 AI기반 HBM 수요 폭증과 파운드리 증설 필요성 등 세계적인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아 팹 유치 시기가 최적기란 분석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시장 당선인도 인수위원장으로 삼성전자 출신 CEO를 영입하는 등 반도체 공장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민 당선인은 "과거엔 천안 이남에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받아들여졌으나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아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며 "지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지원 체계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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