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투표. 수개표" 구호 추가
"시위 극우화 될까 우려" 지적도

[더팩트ㅣ안디모데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부정선거'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시위의 극우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시위 닷새째인 9일 개표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의 1-3번 출입문 앞에는 1500여명이 운집했다. 나머지 출입문에도 시민들이 수십명씩 모여 돗자리를 깔거나 캠핑의자, 종이상자 위에 앉아 있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올림픽공원 실시간 인구는 1만~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60대 이상이 26.3%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19.3%), 30대(19.1%), 50대(16.3%), 20대(14.7%), 10대 이하(4.2%) 등 순이었다.
1-3번 출입문 앞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다.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도 추가됐다. 이들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등 문구와 태극기가 그려진 손 피켓을 들었다.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는 '부정선거=전자식으로 바꾸려는 빌드업',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재선거, 우리는 부정선거 재선거', '대진연들에게 속지말자' 등 피켓 30여개도 부착됐다. 가로등에 '스타벅스는 불매유도. 부정선거는 나몰라라' 피켓도 보였다. '윤석열이 옳았다', '국민보다 중국인', '이재명 탄핵', '전국 재선거' 등 피켓도 빈틈없이 붙여져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진 우산을 쓰고 있던 70대 여성 이모 씨는 "직전 대선 때도 100% 부정선거가 있었는데 김문수가 승복하면서 문제 제기를 안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탄핵하고 싶어도 의원 수가 부족해서 나중 문제이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짚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70대 남성 정모 씨는 "부정선거는 오래된 문제다. 민경욱 전 의원이 혼자 외칠 때부터 있었는데 관심이 적지 않았냐"며 "지금은 다들 나와서 '부정선거'를 외치니까 좀 듣지 않겠냐"고 했다. 30대 부부 윤모 씨와 이모 씨는 "이전 부정선거는 의혹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투표지가 부족한 것을 보고 확실하게 부정선거가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던 50대 여성 이모 씨도 "윤석열 대통령도 부정선거 때문에 계엄령을 내린 것 아니냐"며 "올해는 부정선거가 유독 심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투표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20대 남성 최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주식을 하던 중 정치와 연관이 많다는 것을 느껴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저번 대선부터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며 "부정선거와 정치를 바꾸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와 선을 그었다. 대학생 이준완(25) 씨는 "다들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것이라 다양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현장에 대표적 극우 인사인 전한길이나 극우 유튜버들이 돌아다니는데, 그럴수록 진보 진영 사람들이 시위에 나오기 꺼려해서 시위가 극우화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진서(24) 씨는 "부정선거 구호가 포함돼 있는데 이를 갖고 시위대가 서로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문제는 정치 성향을 떠나서 참정권 자체가 침해된 것"이라고 말했다.
elahep12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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