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시대 맞아 도민들 기대 높아
실패하면 통합시 출발부터 '삐그덕'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전남광주에 어느 대기업 반도체 팹이 둥지를 틀까, 아니면 정치권의 구호에 그칠까.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어떤 기업이 이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시장 당선인이 8일 인수위 출범식에서 "시민들의 기대를 넘어설 만큼 규모 있는 투자 계획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민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전남광주, '뭐가 와도 온다'"며 정부와의 교감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대기업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뉘앙스다. 'AI 도시'를 선포한 지역 미래 발전 정책과 맞물리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가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전남광주는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와 용수 등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수도권에 밀려 정부의 반도체 벨트 구축사업에 밀려났다. 그런 터라 이번 전국 첫 통합시 출범은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거란 기대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지산지소(地産地消, 전기를 생산지에서 소비하는 것)'를 언급하며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남 지역을 첨단 반도체와 AI 산업의 적지로 꼽았다.
민 당선인은 일찌감치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장으로 정은승 전 삼성전자 DS부문장을 영입했다.
정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삼성 반도체가 남들이 보지 못한 미래를 먼저 준비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해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며 "그 혁신과 도전의 DNA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광주를 세계가 주목하고 젠슨 황이 데이터센터를 짓고 싶어 하는 그런 도시로 만드는 열정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첨단 반도체 기업 입지 여건은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 현재 서남권인 해남의 솔라시도에 삼성SDS 컨소시엄 주도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AI 연구와 서비스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집적해 산업계와 연구계에 공급하는 국가적 핵심 시설이다. 오는 7월 착공해 2028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1차로 GPU 1만 5000장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총 5만 장 규모로 단계적 확대 운영한다. 사업은 출자금 4000억 원 등 2030년까지 모두 2조 4065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정부는 이 사업에 국민성장펀드로 특수목적법인과 GPU 구입비(2조 3872억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엔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자율주행 기반 최첨단 스마트시티 조성 등도 추진된다.
SK그룹과 글로벌 IT 기업인 오픈AI가 설립하는 합작 데이터센터도 광주 첨단3지구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3지구는 광주시 일부 지역과 전남 장성군 남면·진원면 등에 걸쳐 362만 8000㎡ 규모로 조성된 일반산업단지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와 전남권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그룹은 아직 부지 매입 등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밑그림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첨단3지구는 광주시와 이웃한 도심권인 만큼 정주 여건이 최적지로 꼽힌다. 이곳에 글로벌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면 해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함께 AI 전환(AX)시대 정보 유통의 거점으로 자리잡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K-AI 시티'의 특화 시범도시로 발돋움한다. 자율주행, 피지컬 AI 등 연관 산업의 생태계 구축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한국을 방문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전북 새만금 사업 참여와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AI 생태계 구축에 협력을 다짐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민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해 해외 파운드리까지 대상으로 삼는 '오픈 경쟁 유치전'을 선언했다.
산업 환경도 나쁘지 않다. 광주시는 광주과기원(GIST) 등이 설계·연구·패키징 허브를 맡는다. 전남 중·서부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을 활용한 반도체 생산·데이터센터 거점이 된다. 동부권은 석유화학·철강 기반 소부장과 공정 장비 산업을 담당해 3각 벨트를 구축한다.
이런 조건 속에 출범하는 통합특별시가 정부 지원금 20조 원을 활용해 투자공사나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도체 팹·기업 유치가 전략에 머무를 지, 지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 지는 앞으로 1~2년 민형배호의 기업 유치 성적표에 달린 셈이다.
이 지역에 어떤 대기업이 투자계획을 발표할 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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