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부터 12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

[더팩트|박지윤 기자] 1997년 첫발을 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다. 이들은 그동안 이어온 영화제의 정체성과 뚝심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발맞추며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제30회 BIFAN 공식 기자회견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장미희 조직위원장과 신철 집행위원장, 송승환 개막식 총감독, 남종석 김영우 김형석 이정엽 김관희 박보람 프로그램, 조양일 전문위원은 새 슬로건 'NEW ERA NEW SKIN(뉴 에라 뉴 스킨)'과 함께 30주년을 맞이한 영화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2년 연속 조직위원장을 맡은 장미희는 "서른이라고 하는 분기점은 단순히 흘러간 시간의 궤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동안 지나온 여정을 내밀하게 성찰하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도약의 순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BIFAN은 변방의 낯설고 기발한 상상력을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면서 독보적인 영토를 구축했고, 주류가 외면한 것들을 포용하면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탐색해 왔다. 경계를 허무는 태도가 우리의 정체성"이라며 "올해도 영화의 본연적인 힘과 인간의 영혼을 통찰하고 AI와 첨단 기술이 영화적 상상력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매혹적인 방법으로 보여드리겠다. 누구나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철 집행위원장도 지난 30년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과 AI의 발전으로 많은 게 달라진 영화계의 현재를 짚었다. 그러면서 "BIFAN도 다가올 시대에 맞춰 외양을 탈바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트리밍과 극장의 융합 그리고 AI 기술과 창작자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최전선에 서려 한다"며 "창작자를 보호하고 기술적인 혁신을 포용하는, 무리가 되겠지만 담대한 도전에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제30회 BIFAN은 역대 최다 규모인 50개국 321편(장편 170편, 단편 85편, AI 38편, XR(확장현실) 28편)을 선보이며 개막작은 원화평의 '표인: 풍기대막'이다. 국제 및 국내 경쟁 섹션인 부산 초이스가 월드 코리안 AI로 세분화됐으며 이번 개막식에서는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관계를 세련되게 풀어낸 공연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소개될 10편의 한국 장편영화에는 '킬링타임'(감독 장준엽) '포커스'(감독 심규호) '오가'(감독 정효정) '더 러버'(감독 송현범) '정육점집 외아들'(감독 유형준) '비누'(감독 이준섭) '종말의 인간'(감독 허건) '노크'(감독 정범) '스마일 찰스'(감독 오영두) '직장인 체육대회'(감독 이용선 감독)가 이름을 올렸다.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지난해보다 두 편이 늘어난 것에 관해 "더 넓은 스펙트럼 장르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장르영화를 만드는 신인 감독들의 중요한 등용문이 되는 기능을 더 넓히고 확장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에는 지난해보다 약 2배인 650편의 AI 작품이 출품됐고, 스토리와 AI 활용 숙련도 그리고 독창성을 심사 기준으로 삼으면서 영화적 완성도에 집중해 선별했다고. 프로그래머는 "AI 영화이지만 결국 영화이기에 관객들에게 호소되고 어필되는지를 고민했다. 흥미로웠던 건 예전에는 디스토피아나 SF 등 한정적인 배경이었다면 이제는 일상적인 배경으로 만든, AI의 한계를 깨는 작품들을 통해 긍정적인 측면을 봤다"고 덧붙였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이어지는 3년 프로젝트 '아시아 장르영화 99'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는 매년 33편씩 총 99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기획으로, 매년 권역별로 작품을 선정한다. 올해에는 BIFAN이 시작된 1997년부터 2026년까지 30년 동안의 극장 개봉작을 대상으로 한국 장르영화 33편이 선정됐다.
이에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리스트에 오른 영화를 상영하는 것 외에도 여성 감독의 장르영화 상영과 포럼, 전시 등이 진행된다. 30주년인 만큼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과 장르적 중요성을 환기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숏폼(짧은 형식의 콘텐츠)이 최근 한국 영화 산업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제30회 BIFAN도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발맞춘다.
이들은 '판타스케이프' 섹션에 속한 '플랫폼 기획전: 숏폼 시네마'을 통해 '아버지의 집밥'(감독 이준익) '사랑하는 죽음'(감독 이원석) '와인드업 : 더 무비'(감독 김성호) '방과후 퇴마클럽 : 소녀들의 밤'(감독 정주)를 선보인다. 이는 OTT와 AI 영화 등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뉴미디어 매체를 끌어들이는 시도를 꾀하며 한 뼘 더 영화제의 영토를 넓힐 예정이다.
이 가운데 두 작품은 가로 형식의 장편영화로 재편집됐고 다른 두 편은 기존 숏폼 형태인 세로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에 관계자는 "극장에서 관객들이 세로 버전을 얼마나 몰입도 있게 볼 수 있을지 저희도 궁금한 부분"이라며 "최근에 영화감독들이 숏폼 형식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기획"이라고 바라봤다.
또한 올해 '부천 AI 콘텐츠 서밋'을 출범하고 비경쟁 초청 섹션인 'AI 프론티어'를 신설하며 상영 규모를 확대하고 AI 영화의 지평을 넓힌다.
이와 함께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과 BIFAN 30회를 연계해 프랑스 장르영화와 유구한 문화적 특성을 엮어 조망하는 프랑스 SF 기획전을 선보이고, 급성장하는 동아시아 장르영화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의 거장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GV)와 더불어 마스터클래스 메가토크 포럼 등 대중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도 진행될 계획이다. 특히 'FunFun(펀펀) 오락실'이라는 관객 친화형 라운지를 새롭게 조성해 창작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힐 계획이다.
제30회 BIFAN은 오는 7월 2일부터 12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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