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전세대출, 집값 상승 원인"…부동산 금융·세제 정비 예고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금융정책 재검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은행채와 코픽스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고정형·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진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고 부동산 금융·세제·공급 대책을 함께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영향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과 대출 취급 기준 변화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은행권도 가계대출 영업과 리스크 관리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연 4.40~7.00%와 비교하면 하단은 소폭 낮아졌지만, 상단은 한 달 만에 0.33%p 높아졌다. 지난해 말 연 3.93~6.23%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하단은 0.46%p, 상단은 1.10%p 각각 상승했다.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7.3%를 넘은 것은 2022년 10월 말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시장금리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주요 기준으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8일 4.019%에서 이달 5일 4.413%로 한 달 새 0.394%p 뛰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4.4%를 넘은 것은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은행들은 금융채 금리에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등을 반영해 최종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만큼, 은행채 금리 상승은 고정형 주담대 차주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동형 주담대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5대 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달 8일 연 3.65~6.05%에서 이달 5일 연 3.83~6.23%로 상·하단이 각각 0.18%p 올랐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 대비 0.08%p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2.87%,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49%로 각각 전월보다 0.02%p, 0.04%p 올랐다.
문제는 시장금리 상승이 주담대 금리뿐 아니라 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전반의 정책 변수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전세 제도에 대해서도 한국에 특이하게 존재하는 일종의 사금융 성격이라고 설명하며, 전세 물량 감소와 전세 제도 변화가 정상화 과정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제, 금융, 규제, 공급 대책을 함께 정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발언 이후 전세대출과 주담대 등 주택 관련 금융정책이 재정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 취득부터 보유, 양도에 이르는 납세자의 총 세 부담을 기준으로 전체 과세 체계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세목을 단편적으로 조정하기보다 다주택 여부와 거래 형태, 실거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양도소득세에서는 1세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 거론된다. 단순 보유에 따른 공제 혜택은 축소하거나 조정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 따른 혜택 비중을 높여 실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 차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보유세의 경우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고, 취득세도 전체 세 부담 구조 차원에서 함께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주담대 이자 부담에 전세대출 관리와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까지 맞물리면 주택 관련 차주의 부담이 복합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금리 측면에서는 은행채와 코픽스 상승이 상환 부담을 키우고, 정책 측면에서는 대출·세제·보유 구조 전반의 재정비가 주택 매입과 보유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입장에서도 가계대출 영업 여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져 대출 수요가 둔화될 수 있고, 동시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가능성이 맞물리면 은행들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정, 대환대출 제한, MCI 제한 등을 통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담대 금리가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금융정책 재검토 가능성까지 부각되면 차주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은행권도 단순히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만 보기보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취약차주 건전성,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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