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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I 강행군에 "I'm tired"…신라호텔서 삼성과 방한 마무리
젠슨 황 CEO, 8일 저녁 방한 일정 마무리
재계 총수 이어 삼성 전영현과도 회동
"최대 성과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저녁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저녁 방한 일정을 마친 뒤 "I'm so tired"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신라호텔=이성락 기자] "I'm so tired"(너무 피곤해요).

8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방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러나 이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 인터뷰와 시민들의 사인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피곤할 수밖에 없는 빽빽한 일정이었지만, 동시에 만족스러운 한국 출장이었다는 반응이다.

이날 황 CEO의 마지막 미팅 일정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의 만남이었다. 영빈관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인공지능(AI) 에코시스템 리셉션 시작 전에 전 부회장과 20여분간 '협력 확대'를 골자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으로 황 CEO를 만나지 못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 부문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 부문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전 부회장은 회동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오랫동안 (엔비디아와) 협력해 왔는데 오늘 황 CEO와 가장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협력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했고, 이후에는 7세대 HBM5 등 장기적 협력도 이야기했다"며 "당장 올해부터는 HBM4와 소캠 공급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 저희가 4나노와 8나노 공정에서 필요한 자율주행 칩, 그록칩에서 엔비디아와 같이 협력하고 있고 그다음 세대의 협력도 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의 이날 발언을 고려했을 때 이번 만남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AI 동맹'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방한 기간 동안 황 CEO와 만난 기업들은 일제히 한층 구체화된 협력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 5일 방한한 황 CEO가 이날까지 3박 4일간 숨 가쁜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한 목적은 분명하다는 게 재계 평가다. 세계 최고의 제조·소프트웨어·인프라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확고히하면서 생성형 AI 다음 단계인 피지컬 AI 시대에서도 주도권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것이다.

기업들과 연관된 황 CEO의 주요 일정을 되짚어보면, 화제를 모은 '삼겹살·소맥(소주+맥주) 회동'이 있다. 지난 5일 저녁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서울 마포구의 한 삼겹살 식당에서 만나 피지컬 AI 동맹을 맺었다.

7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의 한 평양냉면 식당에서 만났다. 김택진 엔씨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게임 업계 창업자들과도 만나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황 CEO는 같은 날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만났고, 이어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집에서 최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을 재차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사업 협력 논의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사업 협력 논의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날 전 부회장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옥 투어에 나섰다. 오전 SK서린빌딩과 LG트윈타워, 오후 현대차양재사옥과 네이버1784사옥을 잇달아 방문했다.

국내 기업들과 엔비디아의 협력 확대 방안이 일제히 발표된 시점은 황 CEO의 사옥 투어 직후다. 먼저 이미 엔비디아와 깊은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SK그룹은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약속했다. 또 반도체 설계·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한층 가까워진 LG그룹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서로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윈윈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차세대 로봇, AI 인프라, 모빌리티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 특히 LG그룹은 엔비디아의 역량을 활용해 자사 AI 모델 엑사원의 성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차양재사옥에서 기아PV5 운전석에 탑승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차양재사옥에서 기아PV5 운전석에 탑승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밖에 두산그룹은 에너지, 전자소재, 로보틱스 등 회사 핵심 사업 전반에 걸쳐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새만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조성, 피지컬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오는 9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신라호텔에서 마주한 취재진에게 주요 기업들과의 전방위적 협력 확대를 이번 방한의 최대 성과로 제시했다. 황 CEO는 "한국은 에너지부터 칩, 인프라,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AI 생태계 전반에서 엔비디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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