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미팅 후 LG트윈타워 이동…구광모와 최고경영진 회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SK와 LG 사옥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곳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인공지능(AI) 동맹' 수준을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황 CEO는 오전 8시 30분 이날 첫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황 CEO의 사옥 방문을 반겼고, 황 CEO는 SK 임직원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아침 인사를 전했다.
황 CEO는 최 회장과 짧은 미팅을 가진 후 취재진 앞에 다시 섰다. 그는 "전 세계 기업이 더 많은 AI 팩토리를 원한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SK그룹과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라며 "우리의 파트너십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한 단계 더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 협력했는데, 지금부터는 (협력의) 차원을 높이겠다는 큰 그림"이라며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겠다. 또 우리는 R&D(연구개발)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그룹과 엔비디아는 구체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사옥 방문을 비롯해 황 CEO와 최 회장이 지난 5일, 7일 이틀 동안 삼겹살 회동, 깐부치킨 회동 등을 가지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검토했던 결과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한다. 또 반도체 설계·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황 CEO는 "AI 팩토리는 차세대 산업 혁명의 엔진이고 첨단 메모리는 그 성능의 핵심"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플랫폼을 위한 첨단 메모리 기술 제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뛰어난 파트너로,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프런티어 모델 학습부터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가속화를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수년간 함께해 온 협업의 깊이를 방증한다"며 "두 회사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서린빌딩에서 1시간가량 머문 황 CEO는 곧바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이동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협력안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5일 삼겹살 회동 이후 3일 만이다.
황 CEO는 오전 10시쯤 구 회장과 LG그룹 임직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LG트윈타워로 들어섰다. 황 CEO는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건물 내부로 이동했고, 1시간 동안 최고경영진 회의를 진행했다.
향후 LG그룹과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서로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윈윈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LG전자는 차세대 로봇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 개발 과정에 걸쳐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 LG이노텍은 엔비디아 AI 칩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LG CNS는 산업 현장용 로봇 플랫폼인 피지컬웍스를 엔비디아 로보틱스 기술에 접목한다.

AI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LG전자는 AI 인프라 열 관리를 위한 냉각수 분배 장치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레퍼런스 디자인을 적용해 확장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검증 가이드 라인에 맞춰 800V 직류(DC)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관련 협력을 논의 중이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역량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접목하고, 핵심 전장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는 등 두 회사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엑사원 생태계 확장' 위한 기술 동맹도 강화한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성능 강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과 AI 개발 플랫폼, 추론 성능 강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학습 효율과 추론 성능을 높일 방침이다. 또 AI 모델 데이터 학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할 계획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 DSX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통해 LG는 가정과 차량을 넘어 공장과 AI 인프라 영역까지 리더십을 확장하고, 일상과 산업을 변화시킬 지능형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생태계의 청사진은 고객의 일상과 글로벌 산업 현장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LG의 미래 모습과 일치한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사가 가진 차별적인 역량을 결합해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황 CEO는 주요 기업의 사옥 방문을 이어간다. 오후 3시 30분쯤 네이버 1784 사옥을 찾아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생방송에 직접 출연해 AI 협력 관계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GPU 인프라 6만장을 확보한 주요 고객이자,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핵심 파트너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도 방문한다. 이곳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AI 기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구체화된 협력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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