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당선인보다 낮아…교차투표도
부동산 민감한 한강변은 오세훈 지지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성동구에서 득표율 51.21%에 머물렀다. 특히 한강변 지역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우세를 보이며 성동구 내에서도 표심이 엇갈렸다. 재개발·재건축과 세제 개편 등 부동산 민심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성동구에서 51.21%를 득표해 오 당선인(47.18%)을 4.03%p 앞섰다. 다만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정 후보는 48.07%를 얻어 오 당선인(49.22%)에 1.15%p 뒤졌다.
성동구 내 동별 결과를 보면 성수동과 한강변 지역에서는 오 당선인이 우세했다. 성수1가제1동과 성수1가제2동, 성수2가제1동, 성수2가제3동에서 모두 오 당선인이 정 후보를 앞섰다. 옥수동에서도 오 당선인은 7719표를 얻어 정 후보(5436표)를 크게 앞질렀고, 금호4가동에서도 3825표를 기록해 정 후보(3803표)를 근소한 차로 제쳤다.
재개발·재건축 이슈가 있는 사근동과 행당7구역 준공 지연 논란이 불거진 행당제1동 역시 오 당선인을 선택한 주민이 많았다. 사근동에서는 오 당선인이 2678표를 얻어 정 후보(2580표)를 앞섰고, 행당제1동에서도 오 당선인이 4140표를 기록해 정 후보(4110표)를 제쳤다.
반면 한강변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는 정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응봉동과 용답동, 송정동, 마장동, 행당제2동, 왕십리도선동, 왕십리제2동, 금호2·3가동, 금호1가동에서 정 후보가 오 당선인을 앞섰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유보화 민주당 성동구청장 당선인보다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유 당선인은 53.48%를 득표하며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44.30%)를 9.18%p 차이로 제쳤다. 정 후보의 성동구 득표율은 유 당선인보다 2.27%p 낮았다.
시장 선거와 구청장 선거에서 서로 다른 정당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교차투표' 현상도 나타났다. 시장 선거에서 오 후보가 앞섰던 금호4가동과 성수1가제2동, 성수2가제1동, 성수2가제3동, 행당제1동, 사근동에서는 유 당선인이 우세했다.
성동구의 엇갈린 투표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 후보가 12년간 성동구청장을 지내며 높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라는 악조건을 딛고 57.6%의 지지로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를 무려 15.21%p 차로 누르며 '서울 유일 3선 구청장'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2025 구정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성동구 구정 만족도가 92.9%로 조사됐다. 재선에 성공한 2018년 지방선거 때는 69.5%의 지지율로 서울 구청장 당선인 중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의 변동폭이 크거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일수록 부동산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주택 보유자들이 보유세 강화, 장특공제(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세제 정책에 부담을 느끼면서 정부·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강변과 비한강변 지역의 집값 차이가 상당하다"며 "유권자들이 정 후보 개인보다는 과거 민주당 정권 시절 부동산 정책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보유세 논란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성동구 한강변 주민들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굉장히 큰 부담을 갖는다"며 "정 후보가 되면 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현실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오 후보를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3선을 했던 것은 친화력을 무기로 지역 공략을 잘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성동구 집값 상승으로 서민층은 밀려나고 중산층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민심 영향이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교차투표' 현상에 대해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구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엄 소장은 "성동구에서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정 후보가 남긴 정치적 유산 영향"이라면서도 "서울시장은 대선주자급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해 오 후보가 당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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