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 이동해 시위 계속…선관위 차량·사람 검문도

[더팩트ㅣ정인지·안디모데·이예리 기자] 경찰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봉쇄한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투표함을 반출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35시간 동안 묶여 있던 투표함 2개는 개표소로 옮겨졌고, 중단됐던 개표 절차도 재개됐다. 시위대는 개표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 자리를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 경찰, 시위대 뚫고 투표함 확보
경찰은 5일 오전 7시30분께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 기동대 1000여명을 투입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유튜버와 시민 등 300여명은 지방선거 투표일인 지난 3일 오후 10시께부터 사흘째 투표소 앞을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와 대치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8시를 넘겨 강제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경찰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함 호송과 현장 질서 유지에 대한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선거사무 종사자를 폭행·협박·감금하거나 투표용지 등 선거관리 시설과 장비를 훼손할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경찰관을 밀치거나 폭행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며 시위대에 해산을 명령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스크럼을 짜고 경찰 진입을 막았다. 일부는 애국가를 제창하며 해산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일부는 투표소 입구에서 팔짱을 끼거나 바닥에 드러누웠다. 정문 진입이 어려워지자 경찰은 후문을 통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한 명씩 끌어낸 뒤 후문을 통해 투표소에 진입했다. 이어 오전 8시50분께 투표함 2개를 확보, 개표소로 이송했다. 시위대 중 경찰서로 연행된 인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부터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곧바로 개표 절차가 진행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반출된 투표함은 2개이며, 2000여명의 표가 담긴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해당 투표함 개표가 마무리돼야 서울시장 등 선거 결과를 확정할 수 있다.
◆ 선관위·개표소로 옮긴 시위대
투표함 반출 이후 시위대 70여명은 부정선거 증거를 찾겠다며 투표소 내부를 수색했다. 한 시민은 선거인명부대조표를 발견한 뒤 "개인정보와 등재번호가 모두 적혀있는데 말이 되냐"며 서류를 봉투에 담았다.

일부 시위대는 투표소를 떠나 송파구 선관위로 이동했다. 한 30대 남성은 "경찰이 송파구 선관위로 투표함을 들고 갔다"며 "같이 싸울 사람은 함께 가자"고 했다. 오전 10시15분께 송파구 선관위 앞에 모인 5명은 태극기를 든 채 건물 주변을 돌며 시위를 이어갔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 앞에도 시위대 150여명이 모였다. 오전 10시55분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개표소를 항의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자, 일부는 차량 앞을 가로막으며 "여기 안 지키고 어디 가느냐"고 외쳤다. 이후 다른 시위대가 이들을 만류하면서 차량은 1분여 만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과천시 선관위 청사 앞에도 100여명이 모여 사흘째 시위를 이어갔다. 오전 10시13분께 선관위 차량 1대가 청사를 빠져나오자 20여명은 차량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일부가 차량 앞을 가로막고 경찰에 항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운전자의 신분증과 차량 트렁크를 확인한 뒤 차량을 통과시켰다.

◆ 시위에 주민 피해·직원 병원행
시위대가 떠난 후 우성아파트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50대 주민 이모 씨는 "사람이 몰려들면서 쓰레기에 담배 연기까지 뒤엉켜 주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왜 모였는지 이해는 하지만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0대 아파트 경비원은 "주민들이 소음과 외부 차량 통제 문제로 항의를 많이 했다"며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 통제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우성 1·2·3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전날 시위대와 선관위 측에 '퇴거 요청서'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요청서에서 "집회로 인해 주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공식 퇴거를 요구했다.
사흘째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투표소에 갇힌 선거관리 직원의 건강 이상도 발생했다. 전날 오후 8시33분께 투표소 내 송파구청 선거관리 직원 1명이 기력 저하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투표소 봉쇄가 시작된 지 22시간 만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병원으로 이송 중인 소방대원에게 "소지품 검사는 했냐", "중국인 아니냐"고 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투표소 안에 남아있던 송파구청 직원 4명도 이후 구급차를 이용해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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