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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당선' 전통 구도 흔들…경북에 몰아친 '무소속·민주' 바람
황이주·박권현·전화식·남한권 무소속 후보 당선
보수 텃밭서 민주당 후보들 득표율 30~40%대로 급상승


황이주 무소속 울진군수 후보가 손병복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황이주 선거캠프
황이주 무소속 울진군수 후보가 손병복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황이주 선거캠프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보수의 심장'이자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 지역의 민심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6·3 지방선거 경북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으나, 밑바닥 민심은 매서운 경고장을 던졌다.

잇따른 공천 잡음과 오만에 실망한 표심이 대거 무소속과 민주당으로 분산되면서, 지역 정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 변화는 먼저 '무소속 바람'에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국민의힘 지방의회와 집행부가 보여준 잡음, 그리고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불투명한 공천 심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울진군에서는 황이주 무소속 후보가 51.42%를 득표, 현직 군수인 손병복 국민의힘 후보(48.57%)를 제치고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청도군에서는 스캔들과 욕설 파문으로 얼룩졌던 김하수 국민의힘 후보(38.10%)를 상대로, 박권현 무소속 후보가 50.12%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성주군도 이번 선거 최고 격전지였다. 전화식 무소속 후보가 50.08%를 기록, 정영길 국민의힘 후보(49.91%)를 단 0.17%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울릉군에서는 무소속 남한권 현 군수가 35.67%를 얻어, 전 군수이자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김병수 국민의힘 후보(28.57%)를 꺾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반면 영천에서는 김병삼 국민의힘 후보가 48.68%를 득표하며 최기문 무소속 후보의 3선 도전을 저지하는 등 체면치레를 했다.

포항시장에 출마한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예전의 20% 초반대 지지율에서, 이번에 32.48%까지 따라 붙였다. /박희정 선거캠프
포항시장에 출마한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예전의 20% 초반대 지지율에서, 이번에 32.48%까지 따라 붙였다. /박희정 선거캠프

더불어민주당은 경북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과거 20% 안팎이던 지지율이 무려 10%p 이상 급상승하며 국민의힘 당선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안동의 경우, 권기창 국민의힘 후보(50.92%)가 당선은 됐지만, 이삼걸 민주당 후보가 49.07%까지 치고 올라오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영주에서는 황병직 국민의힘 후보 (59.30%)가 승리했으나 우창윤 민주당 후보가 36.71%까지 추격했다.

포항에서도 박용선 국민의힘 후보가 49.2%로 당선됐지만, 박희정 민주당 후보가 예전의 20%대 초반 지지율에서 이번에는 32.48%까지 따라 붙였다.

경산에서는 조현일 국민의힘 후보가 68.09%로 승리했지만, 김기현 민주당 후보가 30.95%를 얻어 30%대를 돌파했다.

경주 역시 현역 주낙영 시장이 압승을 거두었으나, 정치 신인 박근영 민주당 후보가 29.32%를 가져가며 지역 정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중진 후보들은 압도적인 득표율로 3선 고지를 밟으며 체면치레했다.

영양군의 오도창 후보는 76.30%라는 경북 지역 최고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고, 청송군의 윤경희 후보 역시 68.29%로 무난히 3선에 안착했다.

안동시장에 출마한 이삼걸 민주당 후보는 49.07% 지지율로 추격하며, 당선된 권기창 국민의힘 후보(50.92%)를 압박했다. /이삼걸 선거캠프
안동시장에 출마한 이삼걸 민주당 후보는 49.07% 지지율로 추격하며, 당선된 권기창 국민의힘 후보(50.92%)를 압박했다. /이삼걸 선거캠프

그 외 지역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의 안정적인 당선 랠리가 이어졌다.

영덕군 조주홍(56.41%), 칠곡군 김재욱(67.48%), 의성군 최유철(73.07%), 예천군 안병윤(65.29%) 고령군 이남철(64.83%), 김천시 배낙호(62.53%), 문경시 김학홍(52.11%), 봉화군 최기영(44.08%)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당선'인 등식이 상당히 깨졌다"라며 "많은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10% 이상 상승한 것은,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민들의 엄중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2년간 포항시의회의 경우 A의장이 국회의원 지시에 따라 움직이며 이른바 '입법독재식'으로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오만한 정치는 결국 텃밭에서도 외면받는다"고 꼬집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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