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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해체 그다음의 삶③] 그래도 엔터계에서 살아남기(인터뷰)
그룹 더블에이 출신 아우라 프로듀서 겸 가수로 17년간 꾸준한 활약
인도 진출해 '김치 도사' 발표하고 큰 화제


가수 아우라(왼쪽)은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인도 현지에 거주하며 가수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본인제공
가수 아우라(왼쪽)은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인도 현지에 거주하며 가수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본인제공

평균적으로 한 해 데뷔하는 K팝 그룹은 40팀 내외다. 단순 가정으로 팀당 멤버가 5명이라고 치면 매년 200여 명의 청년이 새롭게 가요계에 발을 들이는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중에서 살아남는 그룹은 고작 두세 팀에 불과하다. 반면 꿈을 접고 무대를 떠나는 청년은 해마다 수백 명에 이르지만 이들을 위한 정보는 많지 않다. '두 번째 삶'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먼저 사회에 정착한 선배들과 만나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앞서 K팝 그룹으로 시작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떠나 새로운 인상을 찾은 사례들을 만나보았으나, 사실 K팝 그룹이 해체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진로는 결국 엔터테인먼트 연장선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일단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남아 있으면 새로운 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에 적응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연습생 시절부터 매일 같이 연마한 지식과 기술들을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컬 혹은 댄스 트레이너가 대표적이며 작곡에 재능이 있다면 작곡가나 프로듀서에 도전하기도 한다. 드물게 매니저가 되거나 직접 기획사를 차리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 작곡가나 프로듀서는 특히 많은 K팝 그룹 멤버들이 제2의 인생으로 꿈꾸는 목표다. 인기 프로듀서의 경우 K팝 그룹 못지않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도 하며 무엇보다 현역 뮤지션의 삶을 병행하기도 수월해 못다 이룬 무대 위의 꿈까지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그룹 히스토리 출신의 엘 케피탄(EL CAPITXN)이나 그룹 이볼 출신의 세이(SAAY)처럼 그룹으로 활동했을 때보다 프로듀서로서 더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작사·작곡·프로듀싱 등은 노력과 함께 '감각'이라는 재능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은 아니다. 더군다나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을 뿐 작곡가나 프로듀서 역시 시장 논리에 따라 치열한 물밑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프로듀서 역시 연습생이나 K팝 그룹 때와 마찬가지로 불투명한 미래를 계속해서 감수해야 하는 직종이기에 '생계의 수단'으로써는 선택하기 어려운 진로다.

하지만 드물게 큰 성공 없이도 꾸준히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일즈 포인트를 앞세워 프로듀서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프로듀서 겸 가수 아우라(AOORA)가 그 좋은 예시다.

2011년 그룹 더블에이의 멤버로 합류해 활동했던 아우라는 2015년 팀이 사실상 해체된 이후 현재까지도 프로듀서 겸 가수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특히 아우라는 2023년부터 한국 뮤지션으로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인도에 진출해 현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인도에서 발표한 '김치 도사(Kimchi Dosa)'는 인도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팩트>는 현재 인도 뭄바이에 거주하고 있는 아우라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프로듀서 겸 가수로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방법'을 들어봤다.

아우라가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은 계기는 역시 '김치 도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를 인도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 '김치 도사'는 공개 이후 한국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아우라는 한국과 인도를 연결하는 대표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그덕에 아우라는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국빈 만찬에 초대되기도 했다.

아우라가 인도 작곡가 다란 쿠마르 등과 함께 발표한 '김치 도사'는 김치와 인도 특유 감성을 결합한 독특한 매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Cheers Music 유튜브 캡처
아우라가 인도 작곡가 다란 쿠마르 등과 함께 발표한 '김치 도사'는 김치와 인도 특유 감성을 결합한 독특한 매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Cheers Music 유튜브 캡처

인도에 진출한 계기를 묻자 아우라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잠시 쉬면서 여러가지 콘텐츠를 많이 봤다. 그중에 인도 발리우드가 감동할 만큼 너무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감성과는 다른데 내가 완전히 빠졌다"며 "그러다 2023년에 인도를 처음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고 잘 맞아서 2024년에 아예 인도 뭄바이에 이주해 살고 있다. 인도에서 같이 일을 시작한 회사도 원래는 마케팅 업체였는데 내가 오고 잘 되다 보니까 계속 엔터테인먼트 업무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제의 '김치 도사' 역시 애국 마케팅을 노린 게 아니라 인도에서 거주하며 느낀 일상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아우라는 "인도 남부에 타밀나두라는 지방이 있다. '도사'는 거기서 즐겨 먹는 음식명이다. 감자로 만든 전 같은 건데 김치와 같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행과 '김치 도사' 메뉴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메뉴와 함께 음악도 같이 나오면 재밌겠다고 해서 인도 작곡가 다란 쿠마르(Dharan Kumar)와 같이 '김치 도사' 음악을 만들었다. 바이럴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화제가 돼 나도 놀랐다"며 "또 실제로 타밀나두에서는 '김치 도사'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내가 사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영감을 주는 데에는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김치 도사'로 많이 기억되고 있지만 아우라는 K팝 업계에서 베테랑으로 꼽힐 만큼 긴 경력을 자랑한다. 더블에이에 합류하기 전인 2009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17년간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으며 그룹, 솔로, 유닛, 프로듀서 등을 두루 경험했다. 또 그가 현지 활동을 펼쳤던 국가도 한국과 인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매우 광범위하다.

더군다나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할 당시 회사에서 여권을 빼앗아 가 한 달간 감금에 가까운 상황에 처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으나 아우라는 꿋꿋하게 음악을 이어가고 있다.

그 원동력으로 아우라는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고 좋아하니까 계속하는 것"이라며 "내가 사람들 즐겁게 해주는 데에서 도파민 느끼고 행복해진다. 결국은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나도 생각을 잘못했던 게 내가 엑소도 아니고 방탄소년단도 아닌데 그들을 따라가려고 했던 거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그래서 자기 스스로를 파악하고 동기부여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차트 1위, 돈 많이 벌기 위해 억지로 일하면 오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것이 생업을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우라의 의도는 자신의 현재 위치와 능력,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 이에 맞는 활동과 해결 방안을 찾으라는 의미에 가깝다.

2009년 데뷔한 아우라는 그룹 더블에이를 거쳐 프로듀서 겸 가수로 17년 간 활동한 '롱런 뮤지션'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을 첫 번째로 롱런의 꼽았다./본인제공
2009년 데뷔한 아우라는 그룹 더블에이를 거쳐 프로듀서 겸 가수로 17년 간 활동한 '롱런 뮤지션'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을 첫 번째로 롱런의 꼽았다./본인제공

아우라는 "내가 유튜브를 일찍 시작했는데 전략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하느냐가 목표였고 재미있어서 했다. 음악을 하되 음악만 하자는 생각은 아니었다"며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설정하면 고민과 결정이 빨라진다. 주변에 휘말려가지 않고 내 상황에 맞게 빠르게 결정한 것이 나에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면 이게 돈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만들고 보여주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일해야 한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돈만 벌겠다고 하면 그건 사기꾼이나 다름없다"며 "예를 들어 마음에 들지 않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불만만 말할 게 아니라 이 회사에서 그래도 배울 점이 무엇이고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핵심이 돼야 한다. 그냥 투덜대고 있으면 자기만 깎여나간다"고 자신의 지론을 펼쳤다.

그의 지론대로 재미나 즐거움은 '아우라에게 맞는 원동력'일 뿐 각각의 목표는 다를 수 있다. 다만 아우라의 말 중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멘털'이 필요하다는 대목은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

아우라는 "연습생을 시작하는 것도 결국 자기 선택이다. 그 선택으로 인해 뒤따르는 책임은 자기가 안고 가야 한다"며 "물론 사회적 경험이 많이 않은 어린 친구들을 위해 상담 솔루션 정도는 해줄 수 있다. 그런데 책임을 나눠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기획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릴 때 멘탈을 관리해야 한다. 단순히 비주얼이 좋고 노래를 잘해서 뽑는 것이 아니라 환경조성이 중요하다"라며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그 부분을 잘 케어해야 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멘탈 관리가 안 되면 과감히 처음부터 이쪽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끊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리하자면 아우라가 생각하는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법'은 인정과 자기 확신이다. 이는 꼭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우라는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초청으로 국빈 만찬에 초대되기도 했다. 아우라는 작은 기회에 감사하며 이어나간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자평했다./뉴시스
아우라는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초청으로 국빈 만찬에 초대되기도 했다. 아우라는 작은 기회에 감사하며 이어나간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자평했다./뉴시스

아우라는 "먼저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주변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목표를 설정하되 너무 말도 안 되는 목표를 설정하면 안 된다"며 "기회는 어떤 큰사람이 갑자기 주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주변에서 나를 좋게 보는 사람들의 호감이 연결돼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모디 총리의 초대를 받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나조차도 상상 못 했다. 작은 기회가 연결돼 그 자리에 갈 수 있었다. 하루하루 계단을 하나씩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계속 나아간다면 원하는 목표도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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