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의 중국산 견제에 K-배터리 반사이익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집중해온 국내 배터리 업계가 LFP(리튬인산철)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소재부터 완성 셀까지 LFP 배터리 전선이 넓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배터리 탈중국 기조가 맞물리면서 K-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이 최근 LFP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를 수주하는 등 국내 배터리 업계가 소재부터 완성 셀까지 LFP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에서 연산 5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갖고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나섰다. 동시에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포항 NCM(니켈·코발트·망간) 공장 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개조,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테슬라와 6조원 규모의 계약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LFP 배터리 관련 대규모 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최근에는 미국 미시간주 대형 에너지 기업인 DTE 에너지와 2년간 총 6GWh 규모, 16억 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 상당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간 삼원계 배터리 개발, 제조에 집중해온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LFP 배터리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달라진 시장 상황이 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다는 약점 때문에 오랫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보급형 전기차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ESS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특히 LFP 배터리는 발화 위험이 낮은 안전성 때문에 대규모 전력 저장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ESS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면서 ESS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ESS 시장이 2024년 399GWh에서 오는 2035년 1232GWh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생산 능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 LFP로 전환해 북미 ESS 생산 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ESS로 채운다는 목표다.
삼성SDI도 미국 인디애나주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 내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로 돌려 연간 30GWh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과 충남 서산 공장을 올해 하반기부터 ESS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26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배터리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해 충북 오창에 LFP 양극재 생산 라인을 완공했다.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 수요 급증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 배터리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K-배터리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침투율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배터리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장벽 설치는 K-배터리에 활로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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