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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파업 D-8"…출구 못 찾는 노사 협상
노조, 6월10일 4시간 부분파업…"교섭 상황에 따라 수위 강화"
카카오 노사, '고용안정' vs '경영부담' 평행선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본사를 포함한 주요 5개 법인이 부분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카카오 노조 조합원의 모습이다. /남윤호 기자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본사를 포함한 주요 5개 법인이 부분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카카오 노조 조합원의 모습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카카오가 결국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마주했다. 카카오 노조는 우선 부분 파업으로 시작해 교섭 과정에 따라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예고했다. 임금 협약에서 출발한 갈등이 3개월차로 접어드는 가운데, 노사가 주요하게 생각하는 쟁점 역시 갈리고 있어 실질적인 해결안 도출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에 나선다. 파업 참여 법인은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이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니라,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진행 과정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유스페이스까지 행진하는 집회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 추산 예상 참석 인원은 1200명으로, 지난달 20일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인원의 2배 가량이다.

카카오의 노사 갈등은 현재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지난 4월 임금 협약 관련 논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의 계열사 노사가 먼저 조정이 결렬됐고, 지난달 27일에는 카카오 본사마저 2차 조정이 종료되며 쟁의권을 얻었다.

카카오 노조는 조정절차를 밟는 와중에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약 일주일 간의 투표 끝에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에서 모두 파업이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재 카카오 노사 모두에게서 대화의 의지는 확인된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28일 "노동위의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사측 역시 지난 29일 입장문을 통해 "안팎의 어려움을 넘어 주주와 이용자의 신뢰를 지켜내기 위한 과정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대화의 길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카카오 노사의 갈등의 골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쟁점이 엇갈리며 협의 과정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노조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문제적 경영진과 불합리한 보상 체계를 꼽았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의 핵심 요구는 명확하다"며 "지속적인 경영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이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노조 측은 최근 최고제품책임자(CPO) 조직 내에서 직장내 괴롭힘 의혹으로 인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절차도 밟고 있는 만큼, 구조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사는 현재 중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문제적 경영진의 행보와 고용안정 등을 주요 아젠다로 꼽은 반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부담감을 강조하고 있다. /더팩트DB
카카오 노사는 현재 중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문제적 경영진의 행보와 고용안정 등을 주요 아젠다로 꼽은 반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부담감을 강조하고 있다. /더팩트DB

사측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을 성과급과 임금인상 등 보상 체계에서 찾고 있다. IT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 수준에 해당하는 비용을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도 쟁점의 하나로 꼽힌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신 1년 근속한 직원에게 매년 500만원 상당의 RSU를 지급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재원에 RSU를 포함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노조 측은 이는 별도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노조의 요구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통해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했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서,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기존의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로 이원화하고,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을 통합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 이용자 최우선(유저퍼스트) 가치 실현을 위해 '유저 퍼스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카카오톡을 비롯한 회사의 주요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다만, 상대적으로 대체제를 찾기 쉬운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이용자 신뢰를 잃을 경우 굉장히 빠르게 점유율 등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최소한의 인력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만큼,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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