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 6명 자살…범죄수익 수십억 추정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타인 명의를 도용해 5년간 프로포폴 18만ml를 4700여 차례 불법 투약한 의사와 병원 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소창범 부장검사) 의료용 마약 전문수사팀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50대 A 씨를 구속기소했다. 의원 직원 6명과 투약자 5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중독자 21명은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의원 두 곳에서 프로포폴 중독자 32명에게 본인과 가족·지인 명의는 물론, 불법으로 구입한 외국인 명단까지 이용해 총 18만ml 상당의 프로포폴을 4700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회당 30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투약자를 유치했다.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 사이 입소문을 통해 고객을 확보했다.
투약자 본인 명의로는 반복 투약에 한계가 생기자 중독자들에게 "가족이나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면 프로포폴을 더 많이 투약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독자들은 타인 명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많게는 하루 10차례 이상 연속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 심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독자도 6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A 씨는 또 외국인 명단을 불법으로 구입해 약 2000명에 이르는 외국인 명의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 씨가 범행 수익으로 고가 명품을 여럿 구매하고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정황도 확인해 범죄수익 환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의사 A는 국가가 부여한 마약류 취급 권한을 악용했을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타인 명의 프로포폴 투약을 먼저 제안하는 등 환자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취득한 수십억원대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징하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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