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고소·고발, 보수는 이념 논쟁 매몰
"후보도 잘 모르는데, 정책도 안 보여"

[더팩트ㅣ이예리·김태연 기자] 6·3 지방선거를 나흘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단일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며 '단일후보 정통성' 대결에만 몰두하고 있다. 특히 고소·고발 등 법적 분쟁에 이념 논쟁까지 난무하면서 정작 중요한 교육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진보 진영에서 정근식·한만중·홍제남 후보, 보수 진영에서 윤호상·조전혁·류수노·김영배 후보, 그리고 중도 성향의 이학인 후보가 출마했다. 총 8명이 경쟁하는 다자 구도로 치러지는 것이다.
◆ 단일화 무산에…너도나도 '단일후보' 간판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단일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는 '보수 단일후보'를 내걸었다. 윤 후보는 공보물에 '서울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 선출 단일후보임을 밝히며 경선에 참여했던 예비후보들의 이름을 함께 적었다. 보수 진영은 시민회의 경선을 통해 윤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다. 하지만 조 후보와 김 후보, 류 후보가 독자 출마하면서 단일화는 불발됐다.
류 후보는 여론조사가 합의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경선 결과에 불복했다. 이후 조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펼쳤다. 조 후보는 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자 결과에 승복하고 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과정에 중대한 하자를 뒤늦게 확인했다"며 승복 선언을 철회했다. 조 후보는 '중도보수 단일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류 후보는 지난 20일 조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진보 진영의 '서울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를 통해 추대된 정 후보는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나왔다. 그러나 한 후보와 홍 후보가 독자 출마하며 단일화는 무산됐다. 한 후보는 추진위의 단일화 과정에서 개표 부정과 명부 사전 입수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에 불복했다. 한 후보는 '2026 민주진보 시민후보'를, 홍 후보는 '진짜 민주진보 유일 후보'를 표방하며 정통성 싸움을 벌이고 있다.

◆ 사라진 교육정책…"누굴 뽑아야 할지"
진보 진영 갈등은 고소·고발전 양상으로 번졌다. 한 후보는 지난달 28일 서울경찰청에 단일화 경선 부정선거 의혹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추진위는 지난 13일 한 후보의 주장이 허위라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시 선관위도 한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의심 행위의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 후보를 고발했다.
한 후보는 이어 지난 13일 "정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허위사실 공표와 성명 무단 도용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정 후보는 지난 27일 한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한 후보 측이 제작·배포한 홍보물이 한 후보가 진보 진영 단일후보라는 허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취지다. 한 후보는 이에 맞서 지난 29일 정 후보 등 7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보수 진영 후보 4명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동성애 교육이 화두로 떠올랐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메시지를 담은 선거 현수막을 설치한 조 후보는 "사회적 합의 없는 급진적 젠더·퀴어·동성애 교육이 학교 담장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금지를 실천할 서울 협의체를 만들겠다"며 "일체의 좌편향 이념교육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반면 류 후보는 "동성애 반대 현수막은 특정층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며 "절대 해서는 안 될 공약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공교육 내 동성애·퀴어 주입 교육 철폐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면서 정작 서울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 후보들의 핵심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유권자들의 불만이 나온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둔 김모(40) 씨는 "교육감 선거 후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동성애 교육 폐지를 교육감 대표 공약으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학부모들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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