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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빠지고 고가 무너지고…건설현장 덮친 '안전 불감증'
국토부·서울시 보강 검토 착수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 "기본 원칙 부재"
경실련 "뒤늦은 수습과 사과로 반복해선 안 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가 가라앉기도 전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수서역 인근 공사 현장 매몰 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현장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뉴시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가 가라앉기도 전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수서역 인근 공사 현장 매몰 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현장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가 가라앉기도 전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수서역 인근 공사 현장 매몰 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현장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잇단 사고 배경에 현장의 구조적 '안전 불감증'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위험 징후가 반복적으로 포착됐는데도 현장 대응과 예방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파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로 파장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엄정한 실태 파악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지시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부실시공이 맞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시는 "부실시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행안부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감사를 통해 원인과 문제점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부·서울시·국가철도공단은 지난 28일 GTX-A 삼성역 구간 시공오류와 관련해 '보강방안 적정성 검토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지난 6~8일 진행한 긴급 전문가 현장점검에서 시공 단계별 구조해석과 보강공법을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보강공사와 열차 운행 병행 가능성·열차 진동이 보강 성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GTX 삼성역 건설현장 안전 문제와 관련해 안전에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GTX 사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6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 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며 "사고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참담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안전관리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 "안전의식 민낯 보여준 사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다리 상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사고 현장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상민 기자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다리 상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사고 현장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상민 기자

사고는 다른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하루 뒤 수서역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건설현장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울산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서도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현장 시공에 참여한 DL이앤씨는 "경찰과 고용노동부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며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잇단 사고를 두고 건설업계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다시 드러난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는 반복되는 사고 원인으로 '기본 원칙 부재'를 꼽았다. 이 산업안전지도사는 "공사 현장은 다양한 공종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돌발 위험 요소가 상시 존재한다"며 "잠재된 유해·위험 요소를 노사가 얼마나 촘촘하게 찾아내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산업재해 발생 여부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사고는 우리나라 건설업계 안전의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며 "공사 현장 사고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 경영책임자부터 현장 종사자까지 현장 정보를 공유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숙련 인력 부족과 원·하청 구조 역시 산업재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하청업체 노동자의 역량과 전문성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 "붕괴 위험을 의심할 수 있는 이상 징후가 확인된 상황에서 왜 충분한 통제와 안전 확보 없이 현장 점검이 진행됐는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와 감리·시공·안전진단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시민과 노동자의 희생이 뒤늦은 수습과 사과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안전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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