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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노사 합의했지만…'주주 설득' 산 넘을까
주총 승인분 넘는 자사주 지급…추가 표결 변수
DX 노조 가처분 신정, 주주단체 4대 소송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담은 임금협약을 마무리했지만 자사주 추가 표결을 위한 주주총회가 또 다른 관문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담은 임금협약을 마무리했지만 자사주 추가 표결을 위한 주주총회가 또 다른 관문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의 다음 관문은 주주 설득이 될 전망이다. 노조 찬반투표 가결로 임금협약은 마무리됐지만 올해 한 해 자사주 성과급 추정 지급액만 약 22조원에 달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한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처분 한도(약 14조5000억원)를 이미 넘어서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에 담긴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두고 사내 형평성 논란과 주주 권한 침해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가 지난 27일 가결되면서 삼성전자 노사는 같은 날 임금협약 조인까지 마쳤지만, 가결 직후부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와 주주단체의 법적 대응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쟁점은 개정 상법상 자사주 보유·처분 절차다. 개정 상법은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하려면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마련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처분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승인 물량은 보통주 4745만여 주로 27일 종가 기준 약 14조5000억원 수준이다.

추정 지급액은 주총 승인분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6~2028년 3년치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220조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 재원 비율 10.5%를 적용하면 세전 재원은 약 128조원, 세후 실지급액은 약 77조원 수준이다. DX 부문 자사주 지급분까지 더하면 3년 누적 자사주 지급액이 80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 올해 한 해 지급분만 약 22조원어치로 추산돼 기존 승인분을 이미 넘어선다는 점에서 추가 주주총회 승인 안건 상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X 부문 노조는 추가 표결 전 단계부터 합의안 효력에 반발하고 있다. DX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잠정합의안 도출 전 공동교섭단을 이탈한 데 이어 지난 26일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심문 기일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동행노조는 가처분과 별개로 투표 무효 확인 소송과 공정대표의무 위반 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찬반투표에서 DS 부문 중심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찬성률이 80.6%였던 반면 DX 부문이 다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21.1%에 그쳐 부문 간 표심 격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에서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에서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주단체 반발도 사법 절차로 향한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하는 것은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자금 외부 유출은 노사 자율 교섭이 아닌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라는 논리다. 주주운동본부는 앞서 예고한 4대 사법 절차(△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가처분 △주주대표소송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를 이사회 비준 시점에 맞춰 단계적으로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소액주주 결집 움직임도 주목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는 지난 17일 자체 주주투표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에 참여 주주 95%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주주 측은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로 명부를 확보해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개인주주에게 주주권 행사 동참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상법상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발행주식 총수 1.5% 이상을 모으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가 가능해 결집 규모에 따라 새 의결 절차가 열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갈등 봉합 차원에서 앞으로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2·3차 중소 협력사 지원 △산업재해기금 조성 △취약계층·영세 자영업자 포용금융 확대 △인공지능(AI) 인재 육성 산학협력 등 사회환원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임금협약은 마무리됐지만 자사주 추가 표결이라는 더 큰 산이 남아 있다"며 "10년 단위로 운영될 성과급 제도인 만큼 회사가 주주들을 설득해낼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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