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어른 없다" "후보 존재감 부재" 지적도

[더팩트ㅣ국회=김시형·이하린 기자] 6·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존재감이 보수 결집의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와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장동혁 지도부와 개별 후보들의 존재감 부재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시작으로 울산 신정시장과 부산 기장시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현장에는 각각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이 동행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충남·충북을 방문했다. 오는 28일에는 강원 원주와 횡성을 찾을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후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 개인 경쟁력보다 '당색'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만큼, 전통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PK 지역구 한 의원은 "우리(보수) 쪽 결집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구와 비슷하게 부산에서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를 다녀간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한 점도 당내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4~25일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대구 거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 후보 지지율은 50.1%로 집계됐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41.1%를 기록했다.
접전지일수록 등판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됐다. 당 지도부 인사는 "텃밭보다는 충청과 강원에서 효과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며 "지방선거는 특히 투표율에 따라 결과가 많이 좌우되는 만큼,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했는데 (박 전 대통령 등판으로) 어느정도 여건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는 "박 전 대통령도 이번 선거가 굉장히 중요한 선거니까 가만히 계실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 것 아니겠나"라며 "'투표를 해야겠다'는 동기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원내 관계자도 "정치인이 오면 시민들이 몰려들고 그런 건 옛날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칠성시장에 박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상인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등판 자체가 당 지도부와 후보들의 무기력을 방증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효과를 논하기 전에, 민심이 이렇게 돌아서는데도 당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며 "후보 중심으로 판을 짜고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데 위기의식 없이 주어지는 것만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원내 관계자는 "정치권에 아직도 박근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며 "오랫동안 당에 어른이 없다 보니 박 전 대통령이 나타나 다독여주는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 지도부 인사는 "당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특정 지역 방문을 요청한 적은 없다"며 "텃밭은 박 전 대통령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우리 당 지지세가 회복됐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효과가 전통 지지층 결집에만 제한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PK 지역의 또다른 의원은 "흔들리지 않아야 할 TK가 예전과 달리 흔들리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일정 부분 민심을 붙잡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딱 거기까지일 것 같다"고 짚었다.
중도층 확장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이 의원은 "부산은 박근혜에 대한 향수가 강한 지역은 아니다"라며 "일부 환호하는 분들은 있겠지만 부정적 평가도 여전히 많아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개혁파로 꼽히는 한 재선 의원도 "기존 보수층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에는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지만, 이번 선거는 그것만 가지고는 이길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은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합리적 보수층은 아직도 우리당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가 많다"며 "과연 박 전 대통령이 중도층을 유인할 만한 소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대통령의 이례적인 전국 지원 유세를 두고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 원내 관계자는 "박근혜가 왔을 때 사람들이 몰리는 장면 자체가 주는 상징성은 있다"면서도 "지난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경남 유세에 나섰지만 민주당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공개 유세보다는 제한적인 공개 행보만 하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또다른 재선 의원도 "언론에선 기계적 균형으로 띄워주는 것 같은데, 언제적 박 전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며 "홈쇼핑 거래하는 분들에게 전통시장을 들먹이는 건 이제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방식(무선 100%)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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