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못할 것 같다…댄스 가수나 아이돌들 정말 대단해"

[더팩트|박지윤 기자]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 건지 감도 안 온다'라는 대중의 반응을 '연기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감도 안 온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브릿지를 넣은 칼단발부터 윈드밀과 헤드스핀까지, 처음이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모든 걸 불태운 '와일드 씽'의 강동원이다.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친 강동원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는 6월 3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로, '해치지 않아' 등을 선보였던 손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가운데 강동원은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댄스머신 현우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앞서 공개된 영화 예고편과 트라이앵글 데뷔곡 'Love is(러브 이즈)' 뮤직비디오 등을 본 대중은 파격 변신을 꾀한 강동원을 보고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 건지 감도 안온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렇기에 이날도 그가 '와일드 씽'을 택한 이유를 물어보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대본이 재밌었고 제가 헤드스핀을 하면 정말 웃기겠다고 생각했어요. 잘 해낼 자신도 있었고요. 관객들이 댄스가수가 된 저를 보면 재밌어할 것 같아서 하기로 했죠. 관객들을 웃기고 싶은 욕망은 늘 있고 코미디 연기를 제일 좋아해요. 사실 제가 이 시나리오를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시기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이른감이 들었달까요. 그리고 이제는 할 때가 됐다 싶었고요."
극 중 현우는 무한 윈드밀과 헤드스핀이 주특기인 자칭 댄스머신으로 비보이계를 주름잡던 인물로, 데뷔 후 1년 만에 음악프로그램 1위를 거머쥐었지만 팀 해체 이후 낮은 인지도 속에서 방송계를 전전하는 생계머신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강동원의 가장 큰 도전은 댄스였다. 과거 현대 무용을 배우긴 했으나 완전히 결이 다른 춤을 소화해야 했기에 5개월 간의 고강도 안무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그 결과 그는 트라이앵글의 안무는 물론 윈드밀과 헤드스핀 등 고난도의 동작도 최선을 다해 소화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준다.
"윈드밀은 대본에 없었는데 수정되면서 갑자기 생겼어요. 저는 헤드스핀이 더 웃길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러면 둘 다 하라더라고요. 한 바퀴에서 두 바퀴를 연결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겨우 성공할 때쯤 갈비뼈에 염증이 생겼어요. 안 하던 걸 하니까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저를 가르쳐준 친구와 함께 완성했어요. 제가 윈드밀의 시작과 끝을 하고 그 사이에는 친구가 공백을 채워줬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다 놓칠 것 같아서 헤드스핀에 올인했어요."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는 것을 넘어 쉴 새 없이 제스처를 취하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했기에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장면을 소화하는 것도 또 하나의 도전이었단다.
"배우는 가만히 있는 게 연기일 수 있는데 가수들은 가만히 있으면 NG더라고요. 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익숙해져야 하고 몸에 배야 되니까 안무처럼 따로 연습했어요. 처음에 오글거림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완성본을 보니까 이것도 무대 퍼포먼스의 일부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너무 심심하게 느껴지는 걸 보고 왜 해야되는지 깨달았죠."
이어 강동원은 "무대는 요소일 뿐 영화 자체가 웃겨야 되니까 코미디를 살리는 게 중요했다"며 "어렸을 때 꿈꿨던 걸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인물의 마음에 집중했고 현우가 극을 잘 끌고 가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호흡을 잘하려고 했다. 다른 캐릭터들이 잘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면서 웃음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도 전했다.
캐릭터의 10대 후반부터 20대와 40대까지 직접 연기한 강동원은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브릿지를 넣은 칼단발과 힙합 스타일의 의상 등을 소화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에너지가 있고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어린 시절의 모습들을 살리려고 했다. 나머지는 분장과 CG의 도움을 받았다. 어려 보이게 리터칭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재회한, 혹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는 어땠을까. 코미디 영화인 만큼 현장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 유쾌한 분위기였을 것 같았지만 이와는 조금 달랐다고.
"엄태구는 말이 없어서 대화를 별로 해본 적이 없어요. 감독님과 오정세 선배, 박지현도 은근히 말이 없으신 편이고요. 각자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차분한 분위기에서 웃긴 영화를 찍었던 것 같아요(웃음)."
'와일드 씽'을 만나 댄스가수가 된 강동원, 예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파격 변신이 담긴 필모그래피로 새겨지고 있다.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는 도전을 펼친 그는 그저 휘발되고 마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꺼내 보였다.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들이 30년 후에 스토리를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힘들어요. 장면이나 노래로 남거나 혹은 두 개가 합쳐진 한 장면이 떠오르겠죠. '늑대의 유혹' 속 우산신도 그런 거고요. 아무리 명작이어도 장면으로 남게 되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와일드 씽'은 제가 헤드스핀을 도는 게 가장 기억에 잘 남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의 열정과 꿈을 단편적으로 잘 표현해 주는 시각적인 요소이고 이게 끝까지 연결돼서 마지막에 다시 한번 해내니까요."
끝으로 강동원은 "다시는 못할 것 같다. 나이도 있는 만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늘 댄스 가수들이나 아이돌들이 춤추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해보니까 진짜 대단하더라"고 소회를 밝히며 "흥행 갈망은 20년째 있다. (관객 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리밋은 없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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